보이스피싱 ‘번호 조작’ 도운 일당 1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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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신된 낯선 국제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하는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변작중계기’ 운영 8명 구속
라우터 등 통신장비로 번호 속여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4일 "보이스피싱 발신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둔갑시키는 변작 중계기를 운영한 20대 A 씨 등 18명을 검거해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일당은 지난 3월부터 7개월간 인천항과 평택항을 통해 중계기를 밀반입한 뒤 모텔이나 원룸, 차량 등에 몰래 설치하는 방식으로 서울, 전남, 전북 등 무려 46곳에 전화번호 조작 중계소를 운영했다. 중계소를 운영하는 대가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매달 최대 400만 원을 받았다.

이들은 62대의 중계기와 라우터, 유심 등 통신장비를 이용해 이용해 중국 등 해외 보이스피싱 콜센터 사무실에서 발신한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이동통신망 번호로 바꿔 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와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및 사기)를 받고 있다.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번호는 A 씨 일당의 중계기를 거치면 익숙한 일반 휴대전화 번호처럼 둔갑했다. 조작된 번호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피해자 30명은 총 5억 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입었다.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고자 A 씨 일당은 정해진 사무실을 마련하는 대신 갖은 꼼수를 동원했다. 연립주택 항아리 속, 모텔 TV 선반 뒤, 보일러실 등에도 몰래 중계기를 설치해 '무인형 중계소'로 운영하는가 하면, 여러 지역을 다니는 '차량형 중계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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