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남욱 구속… 유동규 전 본부장 ‘윗선’ 수사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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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4일 오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다. 지난달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을 잃었던 검찰이 김 씨의 구속을 계기로 ‘윗선’ 규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로 소통·휴대전화 기록 삭제
증거 인멸 정황, 법원 영장 발부
이재명 개입 여부 규명이 핵심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0시 30분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남 변호사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부장판사는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검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 청구 서류에 김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 원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금액의 시행 이익을 몰아주면서 공사 측에 그만큼 손해가 발생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3일 김 씨와 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사진 자료를 제시했다. 두 사람의 대질 조사 당시 남 변호사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김 씨가 남 변호사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숫자 4를 표시하는 장면이 서울중앙지검 CCTV에 포착됐다. 김 씨가 뇌물 5억 원 중 수표 4억 원 부분에 대해 남 변호사와 의사소통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검찰은 이번 의혹이 불거질 무렵 김 씨가 당시 미국에 머문 남 변호사에게 전화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 자신들의 조사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증거 인멸 시도를 의심해 볼 만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또 남 변호사가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완전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기록을 삭제했고, 기존 휴대전화 역시 일부러 파기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 씨를 상대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등이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게 된 계기와 방식 등을 집중 조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김 씨와 연관된 법조계·정치계 로비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풀어야 할 핵심은 바로 ‘윗선 규명’이다. 검찰은 구속된 김 씨와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등을 상대로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공모 단계부터 수익 확보 단계까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정이익을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이후 사업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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