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부당대출’ 성세환 전 BNK 회장 등 6명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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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사업에 300억 원의 부당대출을 한 혐의로 기소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출이 졸속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회수 가능성이 없거나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1·2심의 무죄 선고 이유가 그대로 인정된 것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엘시티의 실소유자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 등에 대해서도 무죄가 확정되면서 ‘엘시티 부당대출 사건’은 마무리가 됐다.

박재경 부행장 등 임원 3명 포함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도 ‘무죄’
대법 “배임죄 안 돼” 원심 인정
수년간 이어진 법리 다툼 마무리

7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성 전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을 받던 박재경 전 부산은행 부행장 등 임원 3명과 엘시티 실소유자인 이 회장 등, 나머지 5명도 모두 무죄를 확정받았다.

부산지검은 2015년 12월 엘시티 필수 사업비가 부족하자 유령법인을 설립한 뒤 부산은행으로부터 300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혐의로 이 회장 등을 기소했다. 성 전 회장도 이 과정에서 이 유령법인이 엘시티 측의 우회 대출을 위해 설립된 법인인 줄 알면서도 부실심사를 통해 대출을 용인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은 지난해 1월 성 전 회장 등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회장에게는 같은 혐의의 공범으로 3년을 구형했다. 당시 부산지검은 “이들은 여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하급자에게 대출 비리의 책임을 전가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구형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부산지법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출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 해도, 이미 엘시티 사업에 대출된 액수가 커서 사업이 잘못될 경우 부산은행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 전 회장 등 피고인이 은행에 손해를 가할 의도는 없었다고 본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추가 대출이 규정을 위반해 졸속으로 진행되는 등 부당하게 이뤄졌지만 회수 가능성이 없거나 대출로 인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배임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당시 이 회장은 빼돌린 회삿돈으로 정·관계에 로비한 혐의로, 성 전 회장은 부산은행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수감 중에 1심 선고를 받았다. 부산지검은 이 같은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반발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올해 2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2심 재판부 역시 성 전 회장 등이 은행에 큰 손실을 입히는 배임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엘시티PFV가 필수 사업비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사업 실패 우려가 있었다”며 “대출 과정이 편법적인 방법이었지만, 성 전 회장 등이 기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나간 상태에서 은행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배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부산지검과 부산은행 전 경영진 간의 오랜 법리 다툼은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막을 내렸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업무상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인정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주가조작과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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