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그린시티 산책로에 스피커 설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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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가 산책로 스피커 설치를 놓고 주민 찬반 의견 조사에 나섰다. 클래식 등 조용한 음악이 산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의견과 함께 공원 인근 소음 피해와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환경 개선” “소음 피해” 논란
구청, 주민 의견 수렴해 결정

해운대구청은 지난달 말부터 40개 그린시티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공원과 산책로 음향시설 설치 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장산 대천공원과 춘천 일대 2.6km 구간과 그린시티 아파트 산책로 등에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를 설치하는 안을 두고 주민 찬반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일부 아파트는 세대별 찬반 조사를 진행해 의견을 제출했고, 해운대구청 측은 나머지 공동주택 조사도 기다리는 중이다.

산책로 스피커 설치를 두고 주민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찬성하는 주민은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 음악이 산책 분위기를 더 돋울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좌동 한 아파트 일부 동에서는 찬성이 반대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커로 인한 소음 피해와 예산 낭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밤늦은 시간 산책로 일대에 소음이 발생할 수 있고, 한적한 산책을 원하는 주민에게 음악을 강요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탓이다. 좌동 아파트 주민 최 모(35) 씨는 “산책로 근처에 조명도 많은 상태라 주민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스트레스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반대했다. 또 다른 아파트 주민 김 모(33) 씨는 “이어폰을 사용하면 되는데 굳이 스피커까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산책로 스피커 설치 사업은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해운대구청 늘푸른과 관계자는 “좋은 취지에서 스피커 설치를 추진해도 주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판단해 찬반 조사에 나섰다”며 “구체적인 설치 구역은 정하지 않았는데 일부 구간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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