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포인트에 버스킹 무대 만들고 시민들 포인트로 스타 버스커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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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15분 도시’ 정책의 일환으로 갈맷길 곳곳에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는 버스킹 무대를 설치한다. 특히, 시민들의 피드백 등을 통해 적립한 포인트로 버스킹 무대를 빌려줄 계획이라 부산시민이 직접 버스커를 발굴할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다.

부산시는 ‘갈맷길 시즌2, 천리(1000리) 갈맷길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약 400km 갈맷길에 시범적으로 버스킹 무대 10여 곳을 내년 상반기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부산 시민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언제든지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입힌 갈맷길에 장기적으로는 100여 곳의 무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내년 상반기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시, ‘갈맷길 시즌2’로 추진
내년 상반기 10여 곳 시범 설치
전역서 공연하도록 유인하고
관객 호응도 따라 포인트 지급

눈길을 끄는 부분은 버스킹 무대 대여가 관객 호응도 등에 따라 부여되는 포인트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설치되는 버스킹 무대는 S, A, B 등급으로 나뉜다. 유동인구가 많고 경관이 좋은 무대는 S등급으로, 유동인구가 적고 무대 상태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들은 순서대로 A, B등급으로 지정된다. 버스커들은 기존에 가진 포인트로 무대를 대여할 수 있는데, 접근성이 좋은 무대일수록 많은 포인트가 차감된다.

유동인구가 적고 접근성이 낮은 무대에서도 공연이 열리게 하기 위해 낮은 등급의 B등급 무대에서 공연을 하면 가장 많은 포인트를 받게 할 계획이다. 결국 광안리나 해운대해수욕장 등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서 공연을 하려면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무대에서 공연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인기 많은 지역 무대를 빌리려면 많은 포인트가 들고 이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선 등급이 낮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필수인 셈이다. 자연스럽게 부산 전역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하는 유인책을 만든 것이다. 무대는 버스킹 공연뿐 아니라 학교·동아리 공연 등 무대가 필요한 시민 누구나 빌릴 수 있다.

부산시는 버스킹 무대 예약, 각종 공연 영상 게시 등을 위한 버스킹 전용 홈페이지도 만든다. 여기에서 시민 반응을 살펴 버스커들에게 무대 대여와는 별개로 포인트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매달 가장 반응이 좋은 버스커를 선발하고, 매년 왕중왕전도 개최할 계획이다.

기존의 버스킹 무대들은 주거지를 고려하지 않은 곳에 설치되거나 음향 설비가 갖춰지지 않아 민원이 들어오거나 보행자에게 방해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점도 고려해 무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버스킹 무대 조성 때 각종 장비들을 보관할 수 있는 건물형 공연장도 설치될 계획이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갈맷길 안내소나 카페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부산시 보행권증진팀 관계자는 “부산 시민 누구든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부산시민이 키워 유명해지는 버스커를 발굴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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