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는 이재명 vs 거리 두는 윤석열… PK 향한 엇갈린 행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후보의 부산·울산·경남(PK) 접근법이 대조적이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상당히 공격적으로 부울경을 끌어안고 있는 반면 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뒤 PK와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두 후보가 각 당 대선 주자로 뽑힌 이후의 부울경 '접근법'을 보면 확연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PK 공략에 사활을 거는 반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인 듯한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은 부산 출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부울경에서 민주당 역대 최고인 38%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2007년 17대 대선에선 정동영 후보가 PK에서 13%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해 대패했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대선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 스윙 스테이트로 인식 ‘사활’
최인호·전재수·박재호 전진 배치
민주당도 법안·행사 챙기며 지원
윤, 고정 지지층으로 봐 ‘소극적’
장제원 등 주요 인사 캠프서 배제
무신경·안이한 대처 ‘입길’ 올라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PK를 ‘고정 지지층’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이 후보는 ‘전국 민생탐방 투어’에 돌입하면서 첫 방문지로 부울경을 선택했다. 그는 오는 12일 시작하는 ‘이재명의 매주 타는 민생 버스(매타버스)’ 프로젝트의 첫 행선지로 PK를 선정해 부울경 공략 의지를 과시했다. 윤 후보가 첫 행보를 광주에서 시작하는 것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 후보는 대선 캠프를 구성하면서도 PK 인사들을 중용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인 최인호 의원을 요직인 비서실장에 임명한 데 이어 전재수 의원을 총괄선대본 수석본부장에 앉혔다. 박재호 의원도 홍보소통본부장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윤 후보 선대위에선 PK 출신들이 요직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당초 윤 후보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장 의원과 불편한 관계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해지면서 무산됐다.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요청으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도 서울 출신인 권영세 의원이 맡을 전망이다. 게다가 이 대표가 선대위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를 도왔던 대부분의 PK 현역과 원외 위원장들은 캠프에 합류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윤 후보 측 모 인사는 “PK는 무시해도 윤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응방식도 극명하게 갈린다. 이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이광재 의원은 지난 5일 가덕신공항 주변 개발 예정지 범위를 기존 10㎞에서 20㎞로 확장하는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송영길 대표는 11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 행사에 직접 참석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행사에 당 지도부의 참석 계획이 없다. 정가에선 윤 후보의 안이한 PK 대처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TBS가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후보(48.7%)의 PK 지지율이 이 후보(22.1%)보다 배 이상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도(50.2%)보다는 낮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가 부울경에서 20.7%나 된다. 여기에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6~7일 조사에선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만족한다’(33.6)보다 ‘다른 후보가 선출됐어야 한다’는 응답(51.7%)이 부울경에서 훨씬 높았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