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중도 외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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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전남 목포시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연이어 방문하는 ‘동서 광폭행보’를 펼쳤다.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논란으로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래는 한편, ‘노무현 정신’ 계승을 앞세워 부산·울산·경남(PK)에서 중도층 지지를 흡수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복합 포석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는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잘 배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통합이라는 것이 용서와 화해의 통합도 있지만 또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함으로써 국민 통합을 기하는 측면이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다에게 이런 정신을 좀 잘 배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 찾아
“특권과 싸운 정신 배우겠다”
목포 김대중 기념관도 방문
‘우클릭 행보’서 한발 물러나
호남 달래고 PK 중도층 공략

윤 후보는 이날 권양숙 여사를 만나지는 못하고 묘역 참배 후 봉하마을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과거 대검 중수부 소속 시절 노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한 악연이 있어 권 여사와의 만남이 불발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후보 측은 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았다. 전날 광주의 5·18 민주묘지 방문에 이어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상처 받은 호남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였지만 이날도 목포지역 시민단체가 방문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좀처럼 호남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이날 봉하마을 방문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과도한 우클릭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당심 결집에 주력했던 윤 후보가 본선을 겨냥해 본격적인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 모여 “대통령 윤석열”을 외치며 그의 방문을 환영하는 등 현장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윤 후보로서는 내년 대선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PK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PK 중도층과 청년층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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