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회담 ‘대만’이 키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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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2월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동부시간 15일(한국시간 16일 오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화상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올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10개월 만에 미·중 정상이 공식 회담을 갖는 것인 만큼 미·중 전략경쟁의 향배에 미칠 영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2월과 9월 두 번의 전화 통화를 가졌으나 얼굴을 맞대고 회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취임 후 첫 정상회담
16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
대만 문제 관련 합의 도출 여부
회담 성공 가를 핵심 쟁점 부상
한반도 문제 논의할지도 주목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대만 문제는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만을 국가로 간주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하면서도 최근 탈중국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대만 집권 민진당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군용기 186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진입시키는 고강도 무력 시위를 벌이는 한편 통일 의지 피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하고, 미국은 중국이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 차이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 대만이 가지고 있는 군사·안보적 가치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두 정상이 대만 문제의 ‘마지노선’을 확인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을 만드는 정도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도 양국 정상이 상반된 처지에서 각자 자기 입장을 천명하는 식의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체결된 1단계 무역 합의와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가 경제·무역 분야 양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정상이 트럼프 재임 시절의 ‘무역 전쟁’을 가까스로 봉합한 1단계 무역합의 후 어떻게 긴장 관리를 해 나갈 것인지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필요도 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중국 측에서 줄기차게 제기한 이슈라는 점에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밖에 없다.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다뤄질지도 관심을 끈다. 한국 정부가 6·25 전쟁 종전선언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간에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원칙적 합의라도 이뤄낸다면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될 수 있다. 시 주석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초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한국의 종전선언 성사 노력과 관련해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양국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관계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두 정상은 여러차례 개인적으로 만났지만, 화상 연결을 통한 이번 만남에서는 상호 작용이 없고 국빈 방문에 따른 환대도 없다”며 “이는 관계 구축의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관리들은 ‘보통의 기대’를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결과는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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