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팔아 치우는 ‘동학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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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국민주’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며 매수를 하던 개미들이 돌변했다. 답답한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버티지 못한 개미들이 이제 삼성전자를 ‘손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10거래일간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 259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매도 우위를 유지하면,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삼성전자 월간 순매도(개인 투자자 기준)로 전환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은 지난해 11월 1조 1064억 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바 있다.

10거래일간 2594억치 순매도
3분기 호실적 반등 견인 못 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은 거의 신앙 수준이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망하지 않는 한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는 식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개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세간은 ‘동학개미혁명’이라 불렀다.

올해 들어서도 개미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35조 1324억원에 이른다. 개인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 454만 6497명으로, 지난해 말 215만 3969명에서 올 상반기에만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허나 개미들의 응원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 1월 9만 원을 잠시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래 횡보와 하락을 거듭했다. 그래도 개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올해 처음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대로 추락한 지난달에도 개인은 2조 4530억 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3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좀처럼 힘 있게 반등하지 못하자 개미들도 지치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7만 600원(12일 종가 기준). 1월 11일 장중 고점 9만 6800원 대비 27.07% 하락한 금액이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개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에서 순매수 수량(4억 3695만 2516주)을 나눠 추산한 평균 매수 단가는 8만 403원이다.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사들인 개인 투자자는 현재 손실권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줄줄이 올려 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D램 가격 하락세 등 반도체 업황 우려를 반영해 다시 10만 원 아래로 낮추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21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이달 12일 기준 9만 5870원이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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