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몸짱 열풍의 그늘, 김종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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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최근 몸짱 연예인인 김종국 씨를 향해 해외 유튜버의 약물 사용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의 약물 복용 사실이 도핑 테스트를 통해 밝혀져 뉴스에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는 약물이 바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혹은 단백동화호르몬)이다.

최근에는 전문적인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몸 만들기 열풍에 편승하여 암암리에 인터넷, SNS, 지인, 혹은 자칭 전문가들을 통해 직접 구매·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1950년대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구조 변경해, 단백 동화 효과는 높이고 성호르몬 기능은 줄인 호르몬이다.

그러나 젊은 남성들이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남성호르몬을 장기간 투여한다면 성기능 저하, 여성형 유방증, 고환 위축, 탈모, 및 불임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가 흔히 헬스장이라고 부르는 체육시설에 종사하거나 이용하는 남성 중 오남용률이 15%에서 30% 사이라고 보고되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남성호르몬의 오남용은 일부 스포츠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공중 보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도 외모를 개선하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으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남성호르몬 사용을 생각하는 부류가 존재할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SNS 혹은 비의료인인 자칭 체육관 전문가를 통해 구입할 뿐 아니라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방향화효소억제제, hCG 및 발기부전치료제를 포함한 전문 의약품까지 패키지로 처방전 없이 구입하여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을 과용하게 되면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의 음성 되먹이기 현상을 통해 박동성 성선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황체형성호르몬(LH)과 난포자극호르몬 (FSH)이 감소하며 결과적으로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 여성형 유방, 고환 위축, 성기능 장애 및 탈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치료하고 정상적인 호르몬 생성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과 진료가 필수적이다.

장기간 남성호르몬이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고환 크기가 작아지고 정자 숫자도 평균 이하로 나온다. 그러므로 김종국 씨가 해외 유튜버의 근거 없는 의 혹제기를 의학적으로 검증·반박하고자 한다면 피검사로 단순히 테스토스테론 수치만 제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거기에 추가해 LH 및 FSH 수치, 그리고 비뇨의학 전문의에 의한 신체검사 결과(고환 크기)와 정액 검사 결과를 제시한다면 이번 논란은 깨끗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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