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2만 울산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고작 4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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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코로나 우울’ 등으로 학생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담과 진료를 담당할 의료 인프라는 태부족이다. 급기야 울산시교육청은 향후 울산의료원 개원에 맞춰 소아청소년정신과를 개설해 줄 것을 울산시에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신설 울산의료원에 개설 필요”
시교육청, 울산시에 공식 요청

1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인구 112만 도시 울산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고작 4명이다. 서울 152명, 부산 20명, 대구·광주 15명, 인천 10명, 대전 8명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적다. 울산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은 14만 7300여 명으로 전문의 1인당 학생 수는 3만 3746명에 달한다. 특·광역시 중 가장 많은 편이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반영하듯 울산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울산지역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현황에 따르면 정신건강 위험군 학생은 2018년 1059명, 2019년 1081명, 2020년 84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선 울산지역 ‘자살위험군 분류 학생’이 2018년 290명, 2019년 246명, 지난해 242명이었다. 앞서 시교육청은 개정된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생정신건강센터 지정을 추진, 올 9월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있는 지역 4개 병원에 의향을 물었지만,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모두 퇴짜를 맞았다. 시교육청은 결국 이달 8일 울산시에 협조 공문을 보내 향후 울산의료원을 주축으로 정신건강 위험군 학생에 대한 전문적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역 내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부족으로 위험군 학생에 대한 효율적 대처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울산의료원은 지역 최초로 추진하는 종합 공공의료시설로, 울산시가 2025년까지 북구 창평동 1232-12 일대 4만㎡ 부지에 500병상, 22개 진료과로 건립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초·중·고 시기에는 정신건강 위험군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치료 적기를 놓쳐선 안 된다”며 “전문기관과 연계한 치료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울산의료원 설립 때 소아청소년정신과를 반드시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료원 설립과 관련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한 상태로, 의료원 건립이 확정되면 추후 소아청소년정신과 개설 등 진료과목을 비롯한 지역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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