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효문동 ‘얼굴 없는 천사’ 9년째 익명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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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효문동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기부자가 올해로 9년째 선행을 베풀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5일 울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 40분께 한 남성이 효문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복지 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몇 년 전 이곳에 근무했던 담당자는 금세 누군지 알아봤다. 매년 11월이면 찾아오는 ‘바로 그 사람.’

동행정복지센터 찾은 한 남성
적금해 모은 1200만 원 전달

남성은 담당자를 복지센터 밖으로 불러내 지난해보다 200만 원 많은 1200만 원을 건넸다. 담당 직원이 안부를 묻자, 남성은 “매년 기부를 위해 적금을 붓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는 어려운 가정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만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는 2013년부터 해마다 11월이면 효문동을 찾아 주유·생활 상품권 등을 전달해 ‘11월의 천사’로 불린다. 매번 자신의 인적사항에 대해 그저 ‘효문동 주민’이라고 짤막하게 답하곤 모습을 감췄다. 2019년에는 1000만 원어치 상품권을, 지난해에도 상품권과 현물을 포함해 1000만 원 상당을 기부하며 꾸준히 불우 이웃 등을 후원하고 있다.

효문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올해도 본인에 대한 별다른 얘기 없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만 하셨다”며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저소득층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울산에서 익명으로 들어온 기부금 중 가장 큰 금액이고, 해마다 이웃 돕기를 실천하는 분이어서 늘 감사드린다”며 “숨은 천사들의 기부 행렬과 나눔 문화 확산이 지역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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