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PK 매직넘버’는… 민주 40% vs 국힘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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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스윙 스테이트’ PK에 촉각

부산·울산·경남(PK)은 내년 대선의 향배를 결정 지을 ‘스윙 스테이트(경합지)’로 꼽힌다. 특히 역대 대선에서 PK 민심이 승패의 향배를 가른 경우가 많았던 만큼 여야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부울경 득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PK 득표율 40%를 ‘매직넘버’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총괄선대본부 공동수석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PK에서는 진보 정당의 어려운 기간이 이어졌으나 계속된 도전과 지역민들과의 소통으로 현재 ‘경쟁의 정치질서’가 복원되고 있는 단계”라고 부울경 정치 지형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부산에서 비록 18석 가운데 3석밖에 얻지 못했지만 지역 전체 득표율에서는 40%를 달성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PK에서 40%를 달성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에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가 수도권에서 이전 지지율을 회복할 경우, PK에서 40% 득표율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 “지난 총선 득표율 43.99%
수도권 지지 회복 땐 40%=당선”
18대 때 문재인 38.42% 최고
국힘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PK 68%에 준하는 득표율 기대”
3당 합당 후 박근혜 61.16% 최고

최근까지의 추세를 봐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게 이 후보 측 판단이다. ‘3당 합당’ 이후 PK에서 득표율이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민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 18곳 가운데 3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부산 전체 득표율에서는 43.99%를 기록하며 당시 득표율 50.92%였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격차를 10%포인트(P) 이내로 좁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3당 합당’ 이후 한 번도 도달해 본 적이 없는 ‘70%’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이 후보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표심이 유동적인 PK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현실적으로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비율이 대폭 커지고 있는 것도 국민의힘의 자신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부산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PK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응답률이 60~70% 수준에 달한다”면서 “결국 대선은 정권교체와 재창출 사이의 프레임 전쟁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의 국정수행 부정평가율에 준하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PK 응답자 가운데 68.6%가 부정적으로 평가(매우 못함 47.3%, 대체로 못함 21.3%)한 반면 29.3%(매우 잘함 18.3%, 대체로 잘함 11.0%)는 긍정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역대 대선에서 PK 민심은 어떤 양상을 보였을까. 가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987년 직선제가 부활한 이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PK 득표율 38.42%를 기록했다. 역대 여권 후보 가운데 부울경 최고 득표율로 민주당의 목표치에 근사한 수치다.

야권 계열에서는 14대 대선에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가 72.83%로, 70%를 유일하게 돌파했지만, ‘3당 합당’ 이후로 치면 최종 득표율 50%를 넘어섰던 박근혜 전 대통령(51.55%)의 부울경 득표율도 61.16%로 60%를 겨우 넘겼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70% 목표치는 녹록지 않다.

현재까지는 여야 모두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목표치에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부울경의 경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4.5%, 이재명 후보는 25.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블스코어가 넘는 격차이기는 하지만 여야의 목표치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반면 부동층은 12.5%(기타 다른 후보 2.6%, 지지 후보 없음 8.8%, 잘 모름 1.1%)로 집계됐다. 결국 어느 후보가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느냐에 따라 목표 달성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또한 역대 대선 최초로 당선 가능권 주자 가운데 PK 출신이 없는 선거이기 때문에 부울경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정책을 내놓는 후보에게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직선제가 시작된 13대 대선 이후 거대 여야 진영에서 PK가 대선 주자를 배출하지 못한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부울경 메가시티, 가덕신공항 외에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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