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서 세계적 기업가와 노벨상 수상자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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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덕산그룹 회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세계적인 기업가와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최근 덕산그룹 이준호 회장의 ‘통 큰 기부’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이 UNIST에 발전기금 300억 원을 쾌척한 것. 이는 UNIST 개교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울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 지역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 회장은 16일 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에서 국내 첫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개원하고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앞장서는 UNIST의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울산의 산업지형을 바꿔 놓을 뜻깊은 혁신에 동참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울산과기원에 발전기금 300억 쾌척
향토 기업인으로 지역인재 양성 동참
챌린지 융합관 건립, 창업에 도움 되길

이 회장은 울산에서 나고 자라, 울산에서 사업체를 일군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거쳐 서른일곱 나이에 그룹 모체인 덕산산업을 창업했다. “항상 높은 곳을 바라보고 도전하는 ‘향상지심(向上之心)’을 품었기에,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사업체를 차렸다”고 했다. 1996년에는 중화학공업이 즐비한 울산에서 1호 벤처기업 덕산하이메탈도 창업했다. 외환위기로 덕산산업이 가장 힘들 때 되레 ‘혁신’을 선택한 결과였다.

과감한 도전이었던 만큼 시련도 많았다. 국내에서 반도체 소재 분야를 개척하며 온갖 시행착오와 핵심인력 유출 등 말 못 할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2002년 찾아온 후두암으로 6개월 동안 병마와 싸우기도 했다. 이 회장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덕산그룹은 현재 9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연 매출 3000억 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장이 회사를 키우며 절실히 깨달은 점은 ‘벤처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누군가 도와주었다면, 나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었다. 이 회장은 울산의 많은 젊은이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이것이 벤처 활성화로 이어지길 고대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울산의 전통산업을 미래형 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다분히 구호에 그친 감이 없지 않다”며 “유능한 학교 경영진과 조직 구성원, 우수한 학생, 선진적 시설, 적극적인 국가 지원이 가능한 UNIST라면 제가 생각하는 꿈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UNIST가 만들어나가는 미래가 제가 꿈꾸는 미래와 똑 닮아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UNIST는 이번 기부금으로 ‘(가칭)챌린지 융합관’을 건립한다. 이곳은 ‘과학기술계 BTS’로 성장할 미래 인재들이 혁신적 교육을 통해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린다. 이 회장은 “흔히 우등생은 스티브 잡스가 되기 힘들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다 팔방미인형 우등생이 될 필요는 없다. 젊은 시절,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거기에 매진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해보는 것도 좋다”며 “모든 학생일 필요는 없지만, 어떤 학생들은 챌린지 융합관에서 마음껏 창업의 꿈을 펴고 지역 산업을 미래형으로 성장시키는 스타트업 창업에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울산시는 17일 지역 창업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 기부문화 확산에 초석을 놓은 공로로 이 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한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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