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의 반려동물 피부건강 이야기] 강아지 옷 입히기, 피부에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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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한 부산 레알피부전문동물병원 원장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가을은 추위가 비교적 덜하지만 우리의 옷이 두꺼워지고 겹겹이 더해지는 겨울이 되면 반려견주들의 고민이 늘어난다. 특히 초보 반려견주인 경우 "추운 날씨, 반려견에게 강아지 옷을 입혀 줘야 할까?"와 같은 고민을 많이 하는데 오늘 강아지 피부병과 보온, 나아가 피부에 가해지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강아지는 종에 따라서 피부의 두께가 상이하며 털의 밀집도, 굵기, 컬, 방향 모두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종마다 또는 몸집에 따라 옷의 필요성이 크게 달라진다. 소형견보다는 중형견이, 중형견보다는 대형견이 보다 추위에 강하다. 시베리아 허스키나 알래스칸 맬러뮤트와 같은 종은 추위에 강한 성질을 갖고 있다. 반면 몸이 작고 털이 짧은 치와와나 요크셔테리어 등의 소형견은 추위에 약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그레이하운드, 사이트하운드 등도 대형견이지만 추위에 약하다.

추위로부터 반려견의 몸을 보호하고,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게 유지하고, 질병을 막기 위해 강아지에게 옷을 입힌다. 반려견은 겉에 보이는 털뿐만 아니라 속 털까지 피부를 꼼꼼히 보호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물이나 얼음, 추위 등이 개의 피부에 닿기 힘들어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지는 일이 잘 없다. 극지방 출신의 강아지들은 속 털이 발달되어 있지만 국내에서 많이 키우는 대부분의 견종은 소형견이며 속 털이 덜 발달된 종이 대부분이다.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짧고 주로 온도가 높은 실내에서 생활한다.

이를 잘 고려해 생각해 본다면 집에서는 별도로 옷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야외 활동 시간이 높은 소형견이거나 추위를 잘 느끼는 경우 옷을 입히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옷을 입혀주면 풀숲이나 나뭇가지로부터 피부 보호도 할 수 있다. 상처에 취약하고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강아지나 노견일 경우에도 옷을 입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강아지 옷은 신중히 골라야 한다. 반려견들에게 좋지 않은 천, 장식, 장신구 재질이 있고 과한 패션의 무거운 옷을 입히면 반려견 관절에 무리가 오기 때문. 무엇보다 강아지 피부와 털은 신선한 공기와 직접적인 자연광을 쬐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만으로 옷을 사는 것은 절대로 금물이다. 특히 다리까지 덮게 되는 옷은 반려견의 보폭과 활동 범위를 줄여 관절에 무리가 가고 스트레스를 준다.

건조한 간절기에는 강아지에게 옷을 오래 입히면 안에서 털이 엉키고 비듬이 생기며 피부병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옷을 한시적으로만 입혀주자. 반려견이 불편해하는 기색이 보이면 옷을 벗겨주고 털을 빗어주는 것이 좋다. 혹시 반려견이 잘 입던 옷을 입지 않으려고 하거나 최근 들어 몸을 긁는 행위가 자주 포착된다면 잘못된 옷 착용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육안으로 확인해 봐도 비듬이 많아졌거나 이상행동을 자주 보인다면 강아지 피부질환을 의심해 보자. 간절기에 반복적인 강아지 옷 착용에 따라 피부 문제가 의심될 때 사람 피부연고를 사용하거나 방치하면 더 큰 질병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인의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다.

동물병원은 사람과 달리 전문 진료 과목이 존재하지 않지만, 수의사마다 주력으로 진찰하는 과목이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레알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 피부를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강아지 피부병은 특별한 증상을 관찰하기 어려우므로 피부 질환이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으로 내원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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