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님 선산 가는 임도 군 예산으로 닦았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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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이 정비공사를 마친 농로 옆으로 한 무덤 봉분이 솟아 있다.

경남 함양군 서춘수 군수가 혈세로 선산까지 임도를 개설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임도와 함께 선산 올라가는 길에 상수도까지 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함양군 시행 ‘주민 숙원 사업’
“서춘수 군수 집안 사업” 뒷말

18일 함양군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2021년까지 함양군 마천면 등구~양전 간 농로 정비공사를 실시했다. 이 공사는 3개 공구로 나눠 전석 쌓기, 도로개설, 콘크리트 포장을 진행했다. 공사금액은 총 1억 6000여만 원이 들었다. 개설된 도로는 500여 m 길이에 폭 5m 안팎이다. 또 개설한 도로 윗쪽 절개지와 아랫쪽 절개지에 3m 내외의 석축도 쌓았다. 함양군은 이 공사를 취약지역 개발과 주민 숙원을 명목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주민 숙원사업과는 거리가 멀고 농로 정비공사도 아니라는 여론이다. 이곳은 주민이 다니는 오솔길과 길도 없는 임야였다는 것이다. 특히 전석을 쌓고 도로를 개설한 곳의 임야는 달성 서씨 등구 감찰공파 종중 선산, 즉 서춘수 군수의 선산이다. 게다가 함양군은 이 도로를 개설하면서 달성 서씨들만 사용하는 상수도까지 끌어왔다.

사정이 이렇자 지역 주민들은 주민 혈세를 군수 선산 진입로 개설과 선산 석축 쌓는데 썼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 김모(65·함양군 마천면) 씨는 “필요 없는 산길을 개설하면서 이렇게 넓게 임도를 내고 석축을 3m 내외 높이로 쌓으면서까지 왜 공사를 하는지 몰랐다”며 “알고 보니 서 군수 선산이라는 얘기가 들려 분통이 터졌다”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함양군에 주민 숙원사업이 쌓여있지만 예산이 없어 못한다면서 주민 혈세로 선산 임도를 개설하고 상수도까지 끌어오는 군수 숙원사업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 군수를 비판했다.

이러한 선산 임도개설을 무마하기 위해 함양군은 개설한 임도를 이웃 밭으로 가는 농로와 연결해 정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함양군 관계자는 “도로를 넓게 건설한 것은 큰 농기계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양전까지 가는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므로 서 씨 선산을 위한 특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글·사진=류영신 기자 ys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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