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수 친동생 특혜 의혹 제기하며 단식 투쟁 돌입한 군의원 결국…
단식 돌입 11일 만에 쓰러져 응급실행
백두현 군수 친동생 관급공사 특혜 수주 의혹을 제기한 뒤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군 청사 앞에서 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한 배상길 의원. 부산일보 DB
속보=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친동생의 관급공사 특혜 수주 의혹을 제기한 뒤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군수 퇴진을 요구하며 노숙 투쟁에 나섰던 배상길 군의원(부산일보 11월 16일 자 11면 보도 등)이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 11일 만이다.
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군청 정문 맞은편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여온 배 의원이 이날 오전 6시 40분께 고성 강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배 의원은 당시 어지러움과 구역질, 탈수 증상을 보이며 몸을 가누지 못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대원의 설득으로 구급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으로 기력이 쇠한 데다, 때 이른 한파까지 겹치면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배 의원은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진찰 결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회복이 더뎌 하루 정도 입원한 상태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출근길에 소식을 접한 백 군수는 곧장 병원을 찾았다. 백 군수와 배 의원은 동갑내기 친구다. 이어 동료 의원들도 잇따라 병문안을 다녀갔다. 배 의원은 건강이 회복 되는 대로 농성을 재개할 계획이다.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규명하려 구성된 행정사무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동료 의원들과 함께해 달라. 더 큰 결실을 거두기 위해 단식농성을 잠시 멈춰 달라”고 당부했다.
특위는 “그동안 퇴진 운동으로 인해 전 군민이 백두현 행정의 실체를 소상히 알게 됐다”면서 “백 군수는 고성의 위상을 훼손한 작금의 불행한 사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실타래처럼 뒤엉킨 고성군을 조속히 돌려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백 군수의 독선과 전횡에 대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가차 없이 대응해 나갈 것을 군민 앞에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 의원은 백 군수 친동생이 대표로 있는 건설사가 민선 7기 출범 이후 고성군과 수주계약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군의회는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배 의원은 특위 활동과 관련해 “조사를 할수록 살아있는 권력의 조직적이고 은밀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껴 두렵다. 자체 행정감사에 한계와 역부족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군의원으로서 부족함과 한계를 실감했다”며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지난 1일부터 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에 나섰다. 8일에는 삭발 후 단식을 선언, 이날까지 이어왔다.
한편 고성군은 이번 논란과 관련, 백 군수 동생과 체결한 수의계약 건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감사 청구인은 고성군, 대상은 백 군수 동생이 대표로 있는 건설업체와 체결한 수의계약 전반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