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김 선대위' 인선 마무리 윤석열, 중도 넘어 진보까지 외연 넓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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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1일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의 ‘3김 체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그간 난항을 거듭하던 선대위 구성 문제가 해결되면서 윤 후보는 ‘탈문(탈 문재인) 진보’ 인사 영입 등 중도를 넘어 진보까지 아우르는 스펙트럼 확장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종인은 총괄, 김병준은 상임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맡아
큰 틀 완료… 나머지 인선 급물살
참신함·상징성 갖춘 후보군 물색
홍준표 등 ‘비윤’ 끌어안기는 과제

윤 후보는 이날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서울 용산구에서 30여 분간 회동을 가졌다. 윤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맡고,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가 맡기로 했다”며 “그와 별도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님께서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어 “김 전 대표께선 정권교체를 이뤄 나가기 위해 청년과 장년층 간 일체감, 지역 간 화합을 추진해나가고, 아직 국민의힘과 함께하기를 주저하시는 중도, 합리적 진보들과 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중도·진보 진영까지 아우르는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김 전 대표도 “생각을 많이 했다”며 “결론은 정권교체다. 정권교체야말로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고 저도 새 시대를 여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국민의힘과 함께하기는 주저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그런 분들과 중도, 합리적 진보인 분들과 함께 어우러져 정권교체에 기여하겠다.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 두려움 없이 나가는 몽골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인 김종인 전 위원장은 ‘킹메이커’라는 별칭에 맞게 선거 전반을 총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중도를 겨냥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세웠던 그는 이번에는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 김병준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경험을 살려 각 분야별 공약 발굴과 비전 제시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된 김 전 대표는 민주당 내 비주류 좌장 격으로 분류되는 만큼 윤 후보의 ‘반문 선명성’을 부각하는 것은 물론, 중도층 공략과 외연 확장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 전 대표 선대위 합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인선에 파열음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난 20일 윤 후보와 김종인·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지면서 물꼬가 트였다. 윤 후보가 김종인·김병준 전 위원장 사이에 꼬였던 매듭을 이 자리에서 풀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윤 후보 선대위를 둘러싼 교통정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나머지 인선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보좌하며 선대위를 총지휘하는 역할의 ‘종합상황본부장’을 신설해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임명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동선대위원장의 경우 중진 가운데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정치권에 몸담고 있지 않는 인물들로 채워 참신함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은 이번 주말 동안 일정을 최소화하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인사 물색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실장에는 경선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윤 후보의 신임을 받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유력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장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예배에 함께 일정을 소화하면서 사실상 ‘예비’ 비서실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큰 틀의 선대위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윤 후보는 본격적인 대선 모드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비윤 진영에서 선대위 불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경선에서 맞붙은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구애를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묵묵부답인 상태다. 특히 홍 의원의 경우 3김 선대위 체제에 대해 “잡탕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평가절하하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은철 기자 eunc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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