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칼바람’에도 자영업 증가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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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동력 잃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부산의 경우 되레 자영업자 숫자가 1만 명 가까이 늘어났다. 혁신적 창업이라고 보기 힘든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위주의 증가인데, 성장 동력을 잃은 부산의 슬픈 민낯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연구원은 22일 ‘코로나19 이후 부산 자영업자 변화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산의 자영업자는 34만 6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약 9000명 늘었다.

지난해 자영업자 9000명 증가
특·광역시 중 부산·광주만 늘어
숙박·도매 등 생계형 창업 위주
고부가가치·기술·제조업은 줄어

지난해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자영업 시장이 전례 없는 위기에 몰렸던 때다. 전국적으로 자영업자 숫자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부산은 오히려 3.4%가 늘었다.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지난해 자영업자가 증가한 곳은 부산과 광주뿐이었다.

부산 자영업의 증가는 대면서비스업종이 주도했다. 지난해 상반기 부산의 숙박업(33.6%), 도매 및 상품중개업(21.3%), 소매업(13.5%), 음식점 및 주점업(13%) 등의 종사자 숫자가 비교적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에도 도소매업은 27.2%, 숙박음식점업은 1.3% 늘었다.

반면 서비스업 가운데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손꼽히는 정보통신업은 지난해 상반기 13.7% 감소했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도 21.8%나 줄어들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제조업 종사자 역시 10.4%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청년층과 60대 고령층이 자영업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20대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31.5% 늘어났고, 60대 자영업자도 비교적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대 청년의 경우 대졸 이상 고학력 청년층이 자영업으로 다수 진출했지만, 숙박음식점업 등 여전히 대면서비스업종에 의지했다. 이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일자리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청년들이 창업지원책을 등에 업고 노동시장 첫 진입을 자영업으로 선택했기에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고학력 청년층마저 혁신형 창업이 아닌, 생계형 창업으로 기수를 돌리고 있어 향후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의 고용 안정성이나 소득수준이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대면서비스업은 ‘무급가족종사자’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이들은 잠재적 실업자의 성격이 강하지만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돼 지역의 실업률을 과소평가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연구원 이상엽 경제동향분석위원은 “부산의 지·산·학 협력시스템을 보다 공고히 구축해서 고학력 청년층을 대상으로 혁신형 창업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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