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받은 다주택자 ‘폭발’… 전문가들 “주택시장 별 영향없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종부세 부산 반응과 영향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종부세 대상인 1주택자의 부담은 다주택자들에 비해 덜하지만 한 달 월급 이상을 토해 내야 하는 일부 1주택자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22일 종부세 우편 고지서가 발송되고 홈택스 등을 통해 종부세 조회가 가능하게 되면서 부산지역 주요 부동산 관련 카페 등에선 종부세 관련 불만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적게는 수십 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 이상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상당수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이다.

지난해 900여만 원 낸 3주택자
3배 이상 뛰어 3000만 원 나와
부담 더 늘어나는 내년 걱정도
부동산 카페에 불만 글 쏟아져
“양도세 등 출구 전략 필요” 지적

부산 해운대에 살고 있는 3주택자 이 모(51)씨는 국세청 홈택스틀 통해 올해 종부세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900여만 원이던 종부세가 올해는 3000만 원 넘게 나왔다. 이 씨는 “대폭 오를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3배 이상 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삼익비치에 거주하는 2주택자 정 모(47)씨의 경우 종부세가 지난해 8만 원에서 올해는 350만 원으로 대폭 뛰었다. 정 씨는 “내년에는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질 텐데 종부세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이 부담하는 종부세액이 지난해 9000억 원에서 올해 2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나 평균 3배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늘었다. 부산의 최고가 아파트 엘시티에 거주하는 1주택자 이 모(67) 씨의 종부세는 지난해 43만 원에서 올해는 303만 원으로 올랐다. 공시가격이 20%가량 올랐지만,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기준이 기존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오르면서 그나마 상승폭이 제한됐다. 이 씨는 “집값이 오른 만큼 이 정도 종부세는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1주택자라면 부산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해운대 수영구 남구 등 일부 고가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해당된다. 공시가격 11억 원은 시세로는 15억 원 정도되기 때문이다. 또 시세 20억 원 정도의 아파트라도 종부세는 130만 원 수준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에 사는 사람이라도 1세대 1주택자의 경우엔 ‘세금 폭탄’ 수준은 아니다. 강남에서 시세 26억 원(공시가격 18억 2000만 원) 주택에 살고 있는 A 씨는 세액이 296만 원에서 352만 원으로 56만 원이 더 올랐다. 하지만 강남에서 시가 26억 원(13년 보유), 시가 27억 원(5년 보유)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다면 세금이 무려 5869만 원에 이른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가 매우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에 거주한 박 모(50)씨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를 150만 원가량 내게 됐다. 박 씨는 “지난해 재산세로 30여만 원만 냈는데, 올해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쳐 500만 원 이상 내야 한다”며 “월급쟁이로 매년 이 이상의 세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비등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주택시장에는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종부세 부담이 매년 높아지고 있으나, 다주택자들에겐 양도세가 더 큰 부담이라 매물이 대거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다주택자들이 높은 세금으로 인해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완화와 일시적 양도세 완화 같은 출구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희경·김덕준 기자 him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