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브레인’ 시리즈 감독 김지운 “웹툰 원작에 호러·누아르·휴머니즘 녹여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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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이 애플TV 플러스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인 ‘닥터 브레인’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영화와 드라마는 출발점이 다르더라고요. 예전보다 대중의 공감대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김지운 감독은 애플TV+(이하 애플TV 플러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인 ‘Dr. 브레인’(이하 닥터 브레인) 작업 과정을 이렇게 돌아봤다. 이 작품은 영화 ‘밀정’과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만든 김 감독의 첫 드라마이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도전작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화상으로 만든 김 감독은 “지금껏 만든 것 중에 가장 큰 압박을 받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애플TV플러스 첫 한국 오리지널
뇌과학자의 미스터리 사건 추적기
“드라마와 영화 연출 차이 체감
만든 작품 중 압박 가장 심했다”

이 드라마는 한 뇌과학자가 죽은 자의 기억에 도달해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달 4일 첫 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한 회차씩 공개되고 있다. 시리즈의 총 분량은 6회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의 각본·연출·프로듀서를 모두 맡아 시리즈 완성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소재인 ‘뇌과학’을 잘 풀기 위해 뇌과학 전문가에게 자문했고,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등 사실 검증에 힘썼다.

김 감독은 인기 원작인 웹툰과 차별성을 살리기 위해 매 에피소드에 호러와 누아르, 휴머니즘 등 다양한 분위기를 녹이려고도 했다. 김 감독은 “작품 전반을 맡다 보니 전작보다 많은 부분을 폭넓게 알게 된 기분”이라며 “콘텐츠 한 편이 나오는 전 과정을 보니 작품을 균형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드라마와 영화 연출의 차이를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감독은 “모든 게 새로웠다”며 “영화와 드라마의 패턴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어진 시간에 영화의 두 세배 분량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우선 스토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했다”면서 “영화보다 기민하게 판단해야 했고 빠르게 결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매회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의 완결성을 가져가면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이런 점이 시리즈 드라마의 매력이더라고요. 대중의 공감성을 최대한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어요.”

OTT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도 김 감독에겐 낯선 경험이다.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한꺼번에 선보이고 총평을 듣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플랫폼 포맨에 맞췄기 때문에 반응이나 현상을 감수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이 기다려질 수도 있고 아니면 기다림에 지쳐 감흥이 시들 수 있다.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연출 생활을 돌아보며 “계속 장르를 바꾸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금 액션 영화를 하고 있으면 다음엔 누아르를 하고 싶더라”며 “한 번 어떤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서 성공했다면, 그걸 두 번 연속하고 싶진 않다”고 털어놨다. 이유를 묻자 “다양한 이야기와 장르, 나의 영화 감수성이 뭉쳐지고 새로운 배우와 작업하는 궁금증이 있다”고 답했다. “저를 계속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은 ‘호기심’이에요. 저를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게 만드는 에너지원이죠. 이번에 드라마를 해보니까 재미있는 점이 있더라고요. 앞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같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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