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균의 세상 터치] 부산 기장에 교통 인프라 확충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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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2017년 가을 개인 사정으로 부산 북구에서 기장군으로 이사해 정착한 지 4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기장읍 오시리아관광단지 인근 한 아파트가 집이다. 아침 햇살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동해를 자주 볼 수 있는 건 새로운 즐거움이다. 해운대구 송정동과 연결된 시가지의 활기찬 모습과 고즈넉한 농촌 풍광이 어우러진 도농 복합 지역에서 사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통과 첨단이 조화된 빛과 물, 꿈의 도시’라는 기장군의 슬로건을 실감할 수 있다.

평소 출퇴근할 때 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을 이용한다. 집에서 매우 가까워서다. 또 2016년 12월 개통한 동해선 복선전철 1단계 구간(부산진구 부전역~기장군 일광역)을 운행하는 열차가 편리하기 때문. 이사 초기에는 직접 차를 운전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광안대교와 해운대신가지 부근 장산로의 교통 체증이 심해 소요 시간이 불규칙하고 피로도마저 높았다. 그래서 1시간 내 출퇴근이 보장된 전철 이용과 부산도시철도 환승으로 바꾼 게 일상다반사가 돼 버렸다.

동해선 전철 이용객 증가로 불편 커
오시리아 교통량 늘어나 혼잡 가중

차량 분산 위한 우회 도로 개설해야
열차 증편과 대중교통 활성화 필요

인구·관광객 급증 대책 마련 요구돼
지역 교통난 해소에 총력 기울여야


기장 생활이 다 좋은데,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 문제가 애로점으로 다가온다. 먼저 동해선 이용객이 갈수록 늘면서 불편이 커지는 현실을 체감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출근길에 부전역 방면 전철을 타면 216개 좌석 중 30%는 비어 있었다. 올해 들어선 자리가 없어 서 있는 승객이 계속 늘어나는 모양새다. 여느 도시철도 내부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토·일요일 낮에는 양방향 전철이 북새통을 이룰 정도다.

지난해 초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일광신도시의 인구가 급증한 까닭이다. 이 바람에 기장군 인구는 지난달 17만 6800여 명으로, 4년 전에 비해 9.3%(1만 5100여 명)나 늘어났다. 계획인구 2만 5000명(9600가구)으로 설계된 일광신도시는 지금도 입주와 아파트 신축, 주변부 개발이 이뤄져 3만~4만 명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관광단지와 기장 지역 해안에 밀집한 카페, 음식점, 송정해수욕장을 찾는 나들이객 증가 현상도 동해선 이용객이 많아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출퇴근 시간대 15분, 평시 30분인 동해선 전철의 배차 간격을 좁히기 위해 열차 운행을 증편하는 한편 열차 편성을 현행 4량보다 더 늘려야 하는 이유다.

주말마다 관광단지 일대에 빚어지는 교통난은 발등의 불이다. 이곳은 놀이시설인 ‘스카이라인 루지’와 롯데아울렛, 이케아, 힐튼호텔 등 관광·쇼핑 명소가 몰려 있는 데다 곳곳에서 상가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하루 최대 1만 4000여 대의 차량이 몰리면서 주요 도로의 정체 현상이 심각한 지경이다. 휴일이면 관광단지 해안로와 기장대로, 부산~포항 간 고속도로는 거북운행 구간이 길어져 몸살을 앓는다. 요즘은 금요일 저녁부터 차량이 밀리는 경우가 잦다.

우회로조차 없어 기장 주민을 비롯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차를 갖고 오시리아나 송정을 드나들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공기와 경치 좋은 곳에 사는 만족감은 극심한 교통 혼잡과 차량 소음 탓에 반감되고 짜증 나기 일쑤다.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상태로 내년 3월 관광단지의 핵심 시설인 테마파크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하면 교통 마비 사태는 불 보듯 뻔하다. 관광단지에는 대규모 교통량을 유발하는 대형 숙박·문화·레저·상가 시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라 걱정이 앞선다. 최근 부산시가 벌이는 오시리아·송정 교통체계 개선과 일부 도로 확장, 주차장 조성은 미봉책일 뿐이어서 실효적인 교통난 해소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송정동과 금정구 회동동을 잇는 길이 9.2km의 반송터널 건설이 시급하다. 이 계획은 국내 유일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부산의 핵심 관광단지인 오시리아 일대 교통량 분산이 목적인 만큼 하루빨리 착공과 국비 지원이 성사돼야 마땅하다. 부산시의 정부 설득 등 교통 인프라 확충 노력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기장 지역을 기·종점으로 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확대하며, 도시철도 2·4호선의 기장 연장을 서둘러 추진해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겠다. 당장은 시가 코레일과 잘 협의해 동해선 전철의 배차 간격을 더욱 줄이는 일이 급선무일 테다. 다음 달 준공을 앞둔 복선전철 2단계(일광역~울산 태화강역)가 개통할 경우 이용객 폭증이 불가피해서다.

통계청은 지난 8월 부산 인구가 2047년까지 263만 명으로 감소하는 과정에서도 기장군과 강서구만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사계절 체류형 명품 복합 해양레저도시를 지향하는 오시리아관광단지 조성이 몇 년 새 완료되면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방문이 예상된다. 기장의 교통 환경 개선과 관광단지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총체적인 대응에 나설 때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여기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다.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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