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대마도는 우리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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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라는 섬은 경상도의 계림에 예속했으니 본디 우리나라 땅이란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가 있다.’ 세종실록 1419년 7월 17일 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듬해 기사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대마도는 경상도에 매여 있으니 모든 보고나 문의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본도의 관찰사에게 보고하여….’

요컨대 대마도는 우리 땅이란 게다. 이런 인식은 고려 때 기록에서도 심심찮게 보이고, 조선후기를 거쳐 광복 후는 물론 최근까지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9년 1월 8일 연두기자회견을 비롯해 여러 차례 대마도 반환을 촉구했다. 1951년 4월 27일 기자회견에선 “(미국과 일본에) 대마도의 영토적 지위에 완전한 검토를 요청한다”며 “역사적으로 이 섬은 한국의 영토였으나 일본에 의해 강제적, 불법적으로 점령당했다”고 선언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경북도의회 등이 대마도 결의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국회에서도 ‘대마도 포럼’이 결성되는 등 이른바 실지회복(失地回復)을 주장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장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 줄 법한 자료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군 정보 조직인 ‘JANIS’가 발간한 기밀 책자다. CBS노컷뉴스가 최근 미 문서관리기록청(NARA)에서 확인한 이 책의 제목은 ‘KOREA(Including Tsushima and Quelpart)’로 ‘한국(대마도와 제주도 포함)’이란 뜻이다. 한국의 개요, 군사 지리 등을 상세히 기록했는데, 남해의 가장 큰 섬으로 대마도와 제주도가 각각 설명돼 있으며, 섬만 따로 설명한 부분에서도 제주도 울릉도와 함께 대마도를 한국의 대표 섬으로 적시했다고 한다.

물론 대마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자료가 없는 바는 아니나,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이런 사실은 우리와 일본 사이 역사와 이해관계를 곰곰이 돌아보게 만든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일본의 주장을 곧장 그대로 “대마도를 일본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받아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최근 일본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트집 잡으며 한·미·일 삼각공조까지 흔드는 졸렬한 모습을 보노라면 그런 용심이 일어나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스개로 흔히 하는 “독도 줄게 대마도 다오”라는 말이 그냥 우스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상상마저 해 본다.

임광명 논설위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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