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입법 ‘가속 페달’ 이재명… 김종인 변수 ‘급브레이크’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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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4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연일 정책·입법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의 콘셉트를 ‘몽골 기병’으로 제시한 만큼 자신도 연일 공약·정책을 쏟아내면서 대선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맞상대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구성 진통으로 주춤한 틈새를 파고 들어 한발 먼저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적 포석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중기 진흥·대기업 규제 완화”
연일 공약 쏟아 내며 이슈 선점
실행력 강점 부각하며 중도 공략
윤, 선대위 구성 막판 진통 여전
극적 봉합 돼도 여진 계속될 듯
“공정 사라진 땅” 여권에 날 세워


이 후보는 24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전환적 공정성장 전략으로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를 만들고 공정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중소기업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정부의 벤처투자를 대폭 확대해 연 30만 개의 기술혁신형 기업 창업을 유도하겠다”면서 세부 방안으로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 기업 육성을 위한 메가 테크펀드 조성, 실패사례 연구 플랫폼 구축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또 “중소기업 단결권과 단결해서 교섭하는 권리. 이것은 1번으로 (입법)처리할 것”이라고 공약하면서 “아까 각 상임위 원내대표단 등에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는 말은 웬만하면 하지 말고 지금 하자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재명은 한다’는 말로 대표되는 자신의 실행 능력을 강점으로 재차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현 정부와의 차별화, 기업친화적 행보를 통해 중도 확장 행보도 강화했다. 이 후보는 이날 ‘2021 중앙포럼’에서 리더의 자질과 관련, “실수를 하면 인정할 줄 알고,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그런 사람”이라며 “시대 화두가 되어 버린 공정성을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날 인터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와 관련해 “잘못이 확인되면 충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내로남불’ 비판을 받아온 과거 민주당과 차별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 선대위원들이 얼마 전 백의종군을 결의한 데 이어 이날에는 당 핵심 당직자들이 당 쇄신 차원에서 일괄 사퇴키로 했다. 이 후보는 “용단에 감사하다”면서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부분부터 필요한 만큼 개편하겠다. 어느 순간 다 종결될 건 아니고 급한 것부터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구성 막판 돌출한 ‘김종인 변수’로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일단 윤 후보 측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합류하기로 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당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급 인선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는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정책총괄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홍보미디어본부장 이준석 대표, 당무지원본부장 권성동 의원,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와 대선경선 ‘4강 주자’였던 원 전 지사까지 본부장급 인선에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이 대표가 홍보미디어 분야까지 1인 2역을 맡게 됐다. SNS 여론전과 2030세대를 겨냥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강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 후보는 25일 최고위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대위 공보단장(또는 공보실장)과 대변인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인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김 전 위원장 없이 선대위 출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내달 6일 선대위 발대식에 맞춰 각 본부별 후속 인선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적인 절차일 뿐 ‘김종인 패싱’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김 전 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찬 회동을 갖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등 김 전 위원장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일부 인선에 대한 최종 조율을 시도했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이날 이 후보와 함께 참석한 중앙포럼에서 “경제가 추락하고 공정과 상식, 양심이 사라진 땅에는 국민을 현혹하는 포퓰리즘만 독버섯처럼 자라나게 돼 있다”며 여권을 거듭 비판하면서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중심 나라였지만, 이제부터 ‘국민’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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