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시장 ‘산유국 vs 소비국’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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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등이 유가 인상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 일시 중단 카드로 맞불을 놓는 등 산유국과 소비국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의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향후 국제 유가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중국 ‘전략 비축유 방출’ 결정에
사우디·러시아 “원유 증산 중단” 맞불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등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 맞서 예정된 원유 증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OPEC 플러스’(OPEC+) 회의를 앞두고 러시아와 사우디가 미국 등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늘어날 공급량을 상쇄시키기 위해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 등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 글로벌 공급 과잉을 불러와 국제 유가를 낮추는 위협 요인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그간 사우디와 대립 관계를 형성했던 아랍에미리트와 쿠웨이트 등은 증산 중단에 반대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3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OPEC+에서 증산 중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OPEC+는 회의에서 미국의 증산량 확대 요구에도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 계획을 다음 달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국제 원유와 천연가스 시장에서 ‘인위적인 수급 경색’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OPEC+에 공급 확대를 요구했다.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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