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료도로 '환승 할인' 불합리한 제도까지 개선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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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내년 5월부터 경남 거제와 연결된 거가대교를 제외한 시내 7곳의 유료도로에 대해 ‘환승 할인제’를 도입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같은 결정은 부산이 통행료를 내야 하는 도로 시설이 전국에서 가장 많아 시민에게 불편을 안기고 가계의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든다는 불만이 오랜 세월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전국 처음으로 실시되는 유료도로 환승 할인은 그동안 ‘통행료 봉’으로 취급되다시피 한 시민과 운전자들의 교통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에 환영할 만하다. 이용자 편의를 위한 할인제 시행이 통행료 징수에 혈안이 된 민자 유료도로 운영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7개 교량·터널 통행료 부담 완화 기대
민자 도로 운영 불평등 계약 철회돼야

유료도로 환승 할인제가 적용될 도로는 광안·부산항·을숙도대교 등 교량 3곳과 백양·수정산·산성·천마터널 등 터널 4곳이다. 부산시는 내년 4월 한 달간 부산항대교와 천마터널에서 시범 운영한 뒤 지역 전체 유료도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첫 번째 유료도로 요금소에서 정상 통행료를 내면, 두 번째 유료도로부터는 200원이 할인된다. 거가대교를 포함한 유료도로 8곳에 시민 1인당 연간 5만 원가량의 요금을 내고 있어 환승 할인으로 시민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광안대교~부산항대교~천마터널~을숙도대교 구간을 이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해운대와 강서구 간을 출퇴근하는 시민이 크게 반기지 싶다.

이는 가 기획 보도한 ‘유료道市 부산’ 시리즈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전국 지자체 유료도로 32개 중 무려 25%가 부산에 집중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함으로써 지역 대표 언론이 공공 저널리즘을 충실히 구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환승 할인제는 지난 8월 11일 와 이헌승 국회의원실, 부산시가 공동 개최한 관련 토론회에서 제시된 대안을 실제 정책으로 반영한 것이어서 시가 제도 도입을 위해 유료도로 운영사들과 기울인 협상 노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시가 시범 운영과 전면 시행 초기 드러나는 효과나 문제점을 꼼꼼히 살피고 보완해 모범적인 제도로 정착시키길 기대한다.

그렇다고 통행료 부담 완화가 이 수준에 그쳐선 곤란하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환승 할인제가 성공하려면 연 5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므로 부산시가 운영사와의 자금 재구조화 협의를 통해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다. 새 제도가 교통량 증가로 이어진다면, 할인료 증액이나 통행료 인하를 검토하는 건 당연하다. 거가대교까지 환승 할인 대상에 포함하고 백양터널 등 일부 도로의 통행료를 폐지하려는 시의 의지도 필요하다. 운영사 부담은 거의 없는 민자 도로 운영제도의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부분 개선에 시가 적극성을 보여야 할 때다. 그리고 향후 교통 인프라 건설에 민자 유치 대신 국비 지원을 이뤄내려는 시의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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