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잇따른 리콜… 최고급 명성 잃어 가는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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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최고급 브랜드 포르쉐가 지난 2015년 폭스바겐에서 불거진 디젤게이트와 같은 배출가스 조작에 계속되는 리콜(결함 시정명령)에 따른 품질 문제 대두 등으로 국내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배출가스 조작은 3년 이상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대국민 사과를 한 폭스바겐코리아와 달리 어물쩍 넘기려는 행태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10월 국내에서 판매한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거짓으로 광고한 혐의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맞추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활용,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량인 것처럼 표시해오다 적발된 것이다.

디젤 차량 배출가스 저감 장치
불법 S/W 설치 3년 이상 조작
업체 측 사과도 않아 비난 자초
마칸 등 국내 판매 모델 대부분
에어백 등 부품 결함도 계속돼

공정위 조사 결과 포르쉐가 제조·판매한 차량에는 일반적인 주행 조건(흡기 온도 35도 이상·주행 시작 20분 이후)에선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성능을 낮추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었다.

배출가스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EGR을 정상으로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때는 연비 향상 등을 위해 EGR 기능을 중단하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조작했다. 기간도 2014년 5월부터 무려 3년 7개월에 걸쳐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포르쉐 차량의 경우 허용기준의 1.3∼1.6배가 배출됐다. 이런 상황임에도 차량 보닛 내부에는 버젓이 ‘이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과 소음진동관리법에 의한 제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고 표시했다.

이와 관련,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홀가 게어만 대표가 각종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사과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고객을 수년씩 속이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최고급 수입차에 걸맞지 않은 행태”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디젤게이트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그룹총괄사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마티아스 뮐러 독일 폭스바겐그룹 회장까지 나서서 영상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과 대비된다.

이번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 포르쉐코리아 측은 본보의 해명요청에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현안에 대해 더이상 추가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사과를 회피했다.

리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리콜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카이엔’과 ‘마칸’, 4도어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 순수전기차 ‘타이칸’ 등 대부분의 국내 판매 모델에서 이뤄지고 있고, 리콜 가운데 조향 장치, 에어백 등 차량의 운행이나 운전자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에서 결함이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국토교통부는 10월 21일 ‘박스터 S’ 등 6개 차종 118대가 뒤쪽 현가장치를 차체에 고정하는 부품(리어 액슬 허브 캐리어)의 강성이 약해 파손되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에 들어갔다. 앞서 ‘마칸’에서는 조수석 에어백이 터지지 않는 현상이 발견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7월에도 파나메라의 앞 차축 하부 트레일링 암 리콜을 공지했다. 이들 차량은 해당 부품이 단조 공정 중의 오류로 강성이 떨어져, 주행 중 파손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다. 6월에도 같은 이유로 카이엔 등에 대한 리콜이 실시된 바 있다.

또 타이칸은 지난해 11월 판매를 시작한 뒤 주행중 운행중단 우려로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다. 타이칸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223대가 팔렸다.

포르쉐 고객들은 잦은 리콜에 따른 불만외에도 동호회 홈페이지 등에서 차량 내 소음 등 품질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85% 가량 오른 7779대를 팔았고, 올해는 10월까지 지난해 판매량에 육박하는 7723대를 기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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