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도 4명 격리… 부울경 지역 ‘위태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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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내 유입이 확인되면서 지역 사회 내 변이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기존 변이 확진자들의 접촉자만 100명에 이르고 전파력도 상당히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의 전국적 확산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도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에선 이미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등의 사유로 모두 4명이 격리 등의 상태로 방역 당국의 관찰을 받고 있다.

변이 확진자 접촉자만 100명 선
의심자 포함 땐 최소 270명
수도권 거쳐 전국 확산 가능성
유입 경로 다양, 방역 공백 우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목사 A 씨 부부의 접촉자는 17명, 부부를 공항에서 자택까지 차량으로 태워준 30대 지인 B 씨의 접촉자는 최소 87명에 이른다. A 씨 부부는 지난달 24일 귀국 뒤 다음 날 확진 판정으로 격리에 들어갔으나, B 씨는 접촉 뒤 6일 만인 30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가 접촉자 수가 많은 편이다. 특히 A 씨는 최초 조사에서 “방역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거짓 진술을 해 B 씨의 격리 조치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 관리법 위반 등으로 A 씨를 고발할 방침이다.

반면 오미크론 변이 확진을 받은 경기도 내 50대 여성 2명의 접촉자는 1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뒤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가, 지역 사회에 감염을 전파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방역 당국은 장기간 자유롭게 외부활동을 한 B 씨를 통한 감염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6일 동안 B 씨는 식당, 마트, 치과 등을 방문했으며 지난달 28일엔 대형 교회의 외국인 프로그램에도 참석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참석 외국인은 400여 명인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강하고 잠복기도 짧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 기간 B 씨를 통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B 씨의 아내, 장모, 지인 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감염 의심자들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접촉자는 최소 270여 명에 이른다. 만일 방역망을 벗어난 확진 접촉자가 발생한다면, 오미크론 변이가 순차적으로 수도권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장기적으론 결국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센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오미크론 변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델타 변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부산도 오미크론 변이 유입이 불가피해진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부산 거주자는 모두 4명이며, 3명은 A 씨 부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했다. 일단 이들은 음성 판정을 받고 별도 격리 등의 조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된 국가가 늘고 있어 유입 가능 경로가 다양해지는 만큼 방역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3일부터 2주간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객에 대해 10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행업계 등의 타격이 너무 커 격리 조치의 향후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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