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공과금 용지 빼닮은 지로 대신 '나눔레터' 보낸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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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회비 모금을 '지로' 용지 대신 편지 형식의 '나눔레터'로 독려하는 방안이 인천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행됐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이하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가 지로의 단점을 극복하고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적십자는 적십자회비를 유치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나눔레터'를 개발했으며 1만2천장을 서구 청라동에 시범적으로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나머지 지역에는 기존 방식대로 적십자회비 지로 103만7천장을 발송했다.

나눔레터는 적십자회비를 모금하기 위한 계좌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번호, 적십자 활동 내용, 기부 독려 메시지 등이 담긴 편지다.

적십자회비 지로와는 달리 세대주나 법인 이름이 적혀 있지 않고 대신 예쁜 그림과 사진이 담겼다.

인천적십자 관계자는 "인천에서 전국 처음으로 나눔레터를 발송한만큼 많은 청라동 시민들의 관심과 이웃사랑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눔레터는 계좌 이체 또는 ARS 전화 기부만 안내하기 때문에 편의점 등지에서 곧바로 회비를 낼 수 있는 지로보다는 편의성이 다소 떨어진다.

실제 인천적십자는 매년 전 세대·법인에 적십자회비 지로 100만여 장을 발송하고 있지만, 일반 공과금 납부 지로와 생김새가 거의 같다는 이유로 거부감이 확산해 회비 유치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로를 받은 총 세대·법인의 20%가량이 회비를 내면 한해 사업을 차질없이 운영할 수 있는데 지난 3년간 지로를 통해 회비를 낸 세대·법인은 연평균 10.7%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하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내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한 번이라도 회비를 낸 세대·법인에만 지로 발송을 하며 현행 방식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 2028년 지로 전면 폐지 방침을 세우고 새로운 회비 유치 방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천적십자는 나눔레터의 성과와 반응을 분석한 뒤 확대 시행 여부를 판단하고 새로운 회비 유치 방식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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