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환급·재난지원금, 두 날개로 쑥쑥 크는 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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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지역화폐 ‘오륙도페이’와 동구 지역화폐 ‘e바구페이’가 높은 비율의 인센티브와 재난지원금 활용을 계기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다양한 이벤트 등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부산 남구청은 2021년 제4차 추가경정예산에 오륙도페이 추가 발행용 인센티브 예산 2억 5000만 원을 확보해 오륙도페이를 25억 원 더 발행한다고 8일 밝혔다.

남구 오륙도페이 25억 추가 발행
1월보다 회원수 6배 넘게 늘어나
동구 e바구페이 매달 300명 증가
코로나 이후 자생적 안착은 과제


남구청은 올 1월 인센티브 예산 20억 원을 확보해 오륙도페이 200억 원을 발행했다. 지난달부터 긴급생활안전지원금 132억 원을 구민에게 오륙도페이로 지급하고 있는 것까지 더하면 올해만 총 357억 원을 발행한 것이다.

오륙도페이 회원 수는 올 1월 말 9751명에서 11월 말 6만 707명으로 올 들어서만 6배 넘게 늘었다. 도입 첫 달인 지난해 8월 480명과 비교하면 1년 3개월 만에 126배나 급증했다. 누적 사용액은 317억 원에 달한다. 가맹점도 총 5690곳으로 확대돼 대상 업소 전체 1만 247곳의 55%까지 달성했다.

오륙도페이보다 1년 앞서 선보인 동구 지역화폐 ‘e바구페이’도 지난해 225억 원 발행에 이어 올해 목표 발행액 220억 원 가운데 현재까지 207억여 원을 발행했다. 이용자 수도 도입 첫 달 7949명에서 시작해, 올해 들어서만 1월 3만 8132명에서 11월 4만 1074명으로 매달 약 300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누적 사용액은 도입 첫 달 7000만 원대에서 출발해 지난달 405억 원을 넘겼다.

오륙도페이와 e바구페이는 충전액의 10%를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구조다. 구청이 확보한 인센티브 예산의 10배를 발행하는 셈이 된다. 사용자가 10만 원을 충전하면 구청이 1만 원을 추가로 충전해줘서 총 11만 원을 쓸 수 있다.

지역화폐는 10% 금전 혜택에 더해 재난지원금 지급 통로로 활용되면서 이용자 규모가 결정적으로 확대됐다. 남구 오륙도페이의 경우, 남구청이 긴급생활안정지원금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10월 신규 회원 수(1만 5411명)가 9월 누적 회원 수(1만 7355명)에 맞먹었다. 동구청도 지난해 4월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다음달 월 가입자 수가 1만 2729명까지 치솟았다.

이들 구청은 재난지원금을 계기로 지역화폐 몸집 부풀리기엔 일단 성공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끝난 뒤에도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e바구페이는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월 사용액이 54억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월 15억 원대로 사용규모가 유지됐다. 그러다 최근 동구청이 다시 백신 접종 완료 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e바구페이로 지급하면서 월 사용액이 20억 원대로 소폭 상승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자체 추가 할인을 해주는 ‘특별가맹점’이나 건강검진 비용을 할인해주는 ‘쿠폰가맹점’을 운영하면서 e바구페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도 “가맹점 중에서 결제 시 추가 혜택을 주는 ‘스타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며 “오륙도페이의 자생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가맹점 수를 더 늘려야 하고, 주민들도 많이 알고 동참해야 해서 여러 이벤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지역화폐 사용 지역 확대, 부가서비스 기능 확충을 통해 사용을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동백전과 e바구페이, 오륙도페이는 환급비율과 사용방식이 거의 같지만 별개로 운영되고 있어 각각 발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부가서비스 기능을 확충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용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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