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지원 호주 선교사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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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정 동래여고 2

지난 3일 동래여고에서 열린 ‘한국·호주 수교 60주년 기념 감사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독립운동을 지원한 호주 선교사들을 기리고 있다.

이달 3일 부산 동래여고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호주 독립운동가 감사 행사이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 보훈처장을 비롯해 주한호주대사, 동래학원 이사장과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동래여고 역사관을 관람하고 부산일신여학교 만세운동기념비에 헌화했고 학생대표의 감사편지 낭독이 이어졌다.

동래여고에서 뜻깊은 감사 행사 열려
양국 수교 60주년… 호주 대사도 참석

이날의 행사가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동래여고를 세우고 독립운동에 기여한 호주 선교사들이 올 1월 한국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내년 3.1절에 포상이 이루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래여고는 1895년 10월 15일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에 의해 ‘부산진일신여학교’라는 교명으로 설립됐다. 호주 선교사들은 학교설립 이후 민족교육에 헌신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일신여학교는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모태가 되기도 했다.

특히 1919년 일신여학교 학생들이 주도한 3·11 만세 시위는 부산·경남지역 3·1 운동의 효시가 됐다. 원래 이 시위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 등 12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돼 있었는데, 학생들을 보호하다 체포되고, 이후 신사 참배 반대 운동에 참여한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와 마가렛 데이비스(Margaret Davies), 데이지 호킹(Daisy Hocking) 등 3명에 대한 포상이 추가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외국인으로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사람은 총 72명이지만, 호주 국적 인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들 3명에 대한 포상은 ‘호주인 최초 독립유공자’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가 6·25 참전용사의 외손녀라는 사실도 주목을 받았다. 이런 까닭에 동래여고 교사와 학생들은 앞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뜻을 받들어 더더욱 노력해 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채령(2학년) 학생은 “학교의 역사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영광스럽고, 덕분에 학교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진 것 같다” “우리나라를 위해 애써주신 호주 독립유공자들이 늦게나마 그 공적을 인정받으신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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