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골칫거리 이웃 간 층간소음 해결에 도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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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호 경남 창원 (주)보온 대표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끊이지 않아 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수년간의 연구 끝에 차음재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웃 간의 칼부림과 같은 끔찍한 사건이 다시는 없도록 앞장서고 싶습니다.”

층간소음을 둘러싼 분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이 줄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많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 창원의 한 벤처기업 대표가 기존의 차음재보다 층간소음 방지효과가 2~3배가량 높은 소재를 개발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 차음재보다 3배 저감 소재 개발
올 특허 등록, 두께 얇고 시공단가 저렴
안전하고 평온한 공간의 건축물 돼야

경남 창원시 내서읍 소재 (주)보온 백정호 대표가 그 주인공. 그는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차음재를 6년간 70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2단계 공기층을 만들어 층간소음과 진동을 흡수하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백 대표는 “기존의 층간소음 방지 차음재는 바닥층격음 레벨등급 3등급(43~47db), 4등급 (47~50db)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번에 개발한 차음재는 18db 이하다”며 “열 차단 효율도 기존의 시중 단열재가 30% 수준이지만 이 차음재는 80%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PP합성수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좀처럼 불에 타지도 않고 유독가스도 거의 나지 않는다고 그는 소개했다.

최근 발생한 인천지역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그는 “이런 불행한 일도 당연히 층간소음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라면서 “건축법을 강화하는 등 공동주택을 포함해 모든 주거시설의 층간소음을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차음재는 2019년 3월 특허출원을 한 뒤 2년 만인 올 3월과 6월 층간소음 차음재와 층간소음 부자재로 특허등록됐다. 이 특허등록은 원천특허로 사실상 세계 최초임을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어 조달청 물품공급 등록, 중소벤처기업부 혁신성장 인정,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 물성테스트 등 3건의 테스트에도 통과했다.

그는 “이 차음재는 방음, 단열, 난열이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일체형”이라며 “두께도 두껍지 않아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공간 확보가 가능하고, 시공단가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공방식의 바닥마감 총 두께는 주로 340mm이나, 42mm가량 얇은 298mm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창원공단 내 (주)나라엠엔디가 위탁 생산에 착수했고, 제주 (주)동부건재, 광주 (주)한일파이프, 부산 (주)한미에스엠피 등 전국 8곳에서 판매에 들어가 조만간 시중에 선보일 전망이다.

자동차와 기계 전공으로 중소기업 부설연구소에서 6년간 근무한 그는 “연구실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연구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히 한 것이 가장 미안하다”면서 “우리 사회도 이제 물량 위주의 빌딩 개념이 아닌 안전하고 평온한 공간으로서의 건축물이 되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신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천에서 있었던 끔찍한 사건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고, 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쪽에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웃사이센터에 지난해 층간소음 관련 전화 상담은 4만 2250건 접수돼 2019년(2만 6257건)보다 6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사진=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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