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단·예술인 손잡고 문화도시 씨앗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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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메세나 활동 들여다보기

부산문화재단은 메세나활성화지원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한다. 왼쪽은 기획형 사업 ‘아트투제로’ 참가자들이 작품을 제작하는 모습. 아래쪽은 메세나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의 연극 ‘고백’. 부산문화재단 제공

기업과 예술이 함께 만드는 문화도시. 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에 확산되고 있다. 올 11월에는 부산메세나협회도 출범했다. 부산문화재단은 메세나 사업을 재단이 설립된 200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증한 문화예술후원 매개단체로 지정을 받았다. 부산문화재단(이하 재단)의 메세나 사업을 통해 지역의 메세나 활동을 들여다본다.

부산문화재단 2009년부터 진행
문체부 예술후원 매개단체 지정
기업 기부금·시민 크라우드펀딩
12개 단체·16건 프로젝트 지원
기획형 사업 ‘예술같이’ 눈길
참여 기업의 ESG 경영과 접목
환경 등 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
기업과 예술인 ‘윈윈’ 구조 기대

■기업-예술 사이에 다리 놓기

재단의 메세나활성화지원사업은 크게 지원형과 기획형으로 나뉜다. 지원형은 예술단체가 직접 기업을 매칭하는 ‘메세나 프로젝트’와 개인의 소액 기부를 끌어내는 ‘시민 크라우드펀딩’으로 구성된다.

메세나 프로젝트는 신청 예술단체가 직접 기획하고 주관하는 문화예술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이 최소 50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확정하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문학·연극·음악·무용·시각예술·다원예술 분야 12개 단체가 메세나 프로젝트에 선정됐다(표). 잡지 발간부터 연극 공연, 음악회·전시회 개최, 공연예술축제 프로그램이 사업으로 선정됐다.

시민 크라우드펀딩은 시민들이 예술활동 후원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텀블벅을 이용해 크라우드펀딩 모금액 달성에 성공한 프로젝트에 재단이 지원금을 매칭한다. 2020년의 경우 16건의 펀딩에 968명의 시민(기업)이 참여했다. ‘여권없이 떠나는 세계 음악 여행’ 콘서트나 온라인 기반 실험적 비대면 기술을 적용한 ‘재난을 대하는 우리의 예술-호모 사이렌’ 같은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았다.



■기업-재단-예술인 ‘같이의 가치’

기획형 ‘예술같이’는 재단 메세나활성화지원사업에서 주목받는 분야이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참여 기업의 ESG경영(지속가능경영)을 목표로 기업-재단-예술인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부산이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예술로 해결하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공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올 하반기 재단은 ‘예술같이’를 통해 두 건의 기획사업을 진행했다.

DRB동일과 환경문화단체 솔트컴바인이 함께하는 ‘아트투제로(AtoZ)’는 ‘아트 투 제로웨이스트’를 의미한다. 환경문제를 문화예술로 표현해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실천을 이끌어낸다. 재단이 사업을 주도하고, 동일DRB는 기부금·공간을 기부하고 솔트컴바인은 세부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아트투제로’는 쓰줍(쓰레기 줍기)으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웠다. 쓰줍에는 협력기업 임직원도 참여했다.

바다생물 형상의 예술작품 제작은 동일DRB 공장 내부와 서구 예술텃밭 닥밭골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시민들은 멸치·고래 모양 틀에 준비된 비닐조각을 묶어가며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완성된 작품은 11월 14일부터 2주간 수영구 망미동 비콘그라운드에서 전시됐다.

BNK부산은행과 실험실씨(LAB C)가 협력한 ‘1제곱미터의 우주’는 2년에 걸쳐 진행한다. ‘1제곱미터의 우주’는 올 12월까지 다대포·몰운대 지역을 대상으로 문헌조사, 현장답사, 구술 인터뷰 등 리서치 1단계 작업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자연·예술·이야기가 어우러진 프로젝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장소특정적 전시 형태로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한다. 여기에 예술가, 생태연구가 등이 참여해 관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체험형·융복합형 산책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재단이 직접 기획형 사업을 시작한 것은 공공 프로젝트를 통해 메세나의 가치를 확산키시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다. 기획형 사업을 통해 기업들은 유휴공간 활용, 커뮤니티 활성화, 환경·동물·생태 보호, 사회적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일회성 금전 지원의 형태를 벗어나 기업과 예술 사이에 유기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문화재단 예술지원팀 관계자는 “올해 처음 ESG 경영과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기업· 예술가의 입장에서도 의미 있고, 문화재단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기업과 문화예술이 협력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서 제시하면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과 예술인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메세나 사업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공동기획: 부산일보사·부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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