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지 경쟁국 압도… ‘준비된 도시 부산’ 확신감 줬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14일 밤 늦게 진행된 2030년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5개 후보 국가의 첫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이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실력을 바탕으로 한 빼어난 영상 콘텐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선 정부 지원 약속 등 남다른 유치 의지를 보이며 경쟁국들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4일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 부산시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등 월드엑스포 유치를 맡은 국내 기관과 단체들이 일시에 분주해졌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로부터 당초 비공개 예정이던 5개국 경쟁 PT를 온라인으로 공개한다는 통보가 왔기 때문이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30분 남짓 앞둔 시간이었고, 경쟁 PT는 총회에 이어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진행 예정이었다. 부산시 담당자 등은 비공개 진행 방침에 따라 경쟁국 PT 등을 모니터링할 수 없다고 보고, 퇴근하거나 다른 일정을 보고 있다가 부랴부랴 부산시청 등으로 복귀해 온라인을 통해 PT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밤늦도록 자료를 정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월드엑스포 유치 5개국 PT 평가
대통령까지 나서 국가 지원 약속
유려한 영상·탄탄한 구성 돋봬
러시아도 인상적… 경쟁 될 듯

엑스포 유치를 위한 첫 탐색전 격이었던 이날 PT 결과에 대해서 부산시 등 관계기관들은 외부에는 어떤 공식 발언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부산이 BIE 회원국이나 경쟁국들에게 월드엑스포 유치 준비가 된 도시라는 확신감을 줬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부산은 사전 제작된 영상 2편을 마련, 이번 PT에 대응했다. 올해 10월 최종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5개국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나서겠다는 유치 신청이 마감된 뒤로 경쟁국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바로 이날 BIE 총회 첫 PT였다.

이날 오후 9시 30분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한국의 PT 영상을 접한 시민 등은 유려한 영상미, 탄탄한 구성, 한국의 유치 의지 등을 한꺼번에 보여 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 정부, 개최도시 시장, 여성 등 한국 대표 인사 4명이 각자 역할을 나눠 연설하는 영상에 대해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산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록밴드 ‘카디’가 부산 주요 포인트를 돌며 곡을 연주하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도 있었다. 또 경쟁국 중 PT 중 유일하게 국가 지도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출연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대목도 BIE 회원국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타 경쟁국 중에서는 러시아의 PT가 위협적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러시아 총리가 현재 진행 중인 2020 두바이엑스포 현장을 배경으로 직접 연설에 나섰다는 사실에 대해 “아이디어가 돋보였으며 유치 의지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됐다. 부산상공회의소 김태균 홍보팀장은 “첫 PT에서는 한국 외에 러시아가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향후 주요 경쟁자가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는 왕세자의 오른팔로 통하는 유력 실력자가 연설을 맡았는데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인물로 BIE 회원국들에게 상당히 어필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PT 영상의 경우 학생이 등장한 점 등 아이디어는 신선했지만 전체적인 영상 수준이 높지 않았고, 이탈리아 역시 유치 의지를 인상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평이 따랐다.

부산시는 내년 6월 두 번째 PT와 내년 상반기 유치계획서 제출 등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