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계적 일상회복, ‘온택트’복지 서비스 도입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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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부산복지개발원 복지정책연구부장

노인이나 장애인, 아동은 ‘재난안전법’ 제3조에 따라 ‘안전 취약 계층’에 해당하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의 2에서는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 노인과 저소득층 등을‘감염 취약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주요 대상자 중 안전과 감염에 취약한 계층이 많음을 의미하며, 이들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해당하기도 한다.

사회복지시설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확산되기 시작한 작년 2월부터 확산 상황에 따라 시설 이용 중단과 재개를 수차례 반복해 왔다. 그로 인해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 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립감은 높아지기도 했다. 실례로 노인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라는 부정적 심리 변화와 신체 ·사회 활동의 제약,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많은 사회복지시설은 정부의 방역 지침과 자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 지역사회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즉, 코로나19의 확산 상황과 지역사회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방역활동을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긴급 돌봄 서비스, 급식 지원 서비스, 개인별 맞춤형 꾸러미 전달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전통적 서비스 제공 방법인 ‘대면 서비스’ 외에 정보통신기기와 영상제공 플랫폼 등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전달 방식으로 서비스 대상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한 초기의 비대면 서비스는 서비스 대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영상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현재는 온라인을 통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통적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 제공 방법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비대면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많지 않아 서비스 접근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예고 없이 등장한 코로나19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사회복지시설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예산 활용의 어려움이 있었으며, 온라인 영상 제공을 위한 콘텐츠 구성과 영상 제작 및 편집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그로 인해 종사자의 업무 가중은 심화되었다. 또한, 비대면 서비스에 필요한 시설의 물리적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한편, 서비스 대상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 사용 능력이 부족하거나 온라인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와이파이나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비대면 복지 서비스와 관련한 또 다른 사각지대 양산의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비대면 문화는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보건의료,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비대면 서비스와 관련한 환경 구축과 지원이 이뤄져 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는 ‘언택트’가 아니라 ‘온택트’로 인식을 바꿔가고 있다. 즉,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제공되는 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형태의 대면 서비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 전달 방법으로써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지금부터라도 사회복지시설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온택트’ 서비스 제공과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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