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성폭행 영상으로 촬영도 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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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이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면서 이를 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석준의 살인사건에 앞서 지난 6일 피해 가족의 아버지는 딸 A 씨가 감금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대구에서 두 사람을 찾았고, A 씨는 처음에는 피해를 본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이석준과 분리 조치되자 감금돼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6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 5일 천안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A 씨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성폭행하고 이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이튿날 지인에게 온라인 메신저를 보내 "휴대폰이 부서져 전화를 할 수 없는데 감금을 당하고 있다"고 알리고 아버지의 연락처를 전달했다. A 씨 아버지는 이 소식을 전달받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당시 경찰은 이석준과 A 씨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씨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다. 이석준은 동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이석준을 임의동행한 뒤 육안으로 휴대전화를 살펴봤지만 촬영된 영상을 찾지 못했고, 디지털 포렌식을 위해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은 뒤 이석준은 귀가 조치했다.


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범 이석준. 경찰청 제공 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범 이석준. 경찰청 제공

아버지와 함께 서울로 귀가한 A 씨는 경찰에 요청해 7일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됐으며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지만 이 씨의 범행은 막지 못했다.

이 씨는 당초 8일에 A 씨를 만나려고 서울에 올라왔지만, A 씨의 주소가 바뀌어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자 그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흥신소에 연락해 A 씨의 주소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이튿날 흥신소 운영자로부터 A 씨의 주소지를 전달받은 이 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 렌터카를 몰고 충남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고, 흉기를 추가로 구입한 뒤 A 씨 집 주변에서 하룻밤을 머물다가 10일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석준은 다른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고 공동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집 초인종을 눌러 문이 열리자 A 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당시 남편과 통화 중이던 A 씨 어머니는 초인종 소리에 무심코 현관문을 열었다가 피해를 당했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어머니는 숨졌고, 출혈이 심해 중태에 빠졌던 남동생은 현재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A 씨 아버지는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다.


한때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조사에서 이석준은 "A 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빌라에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석준에게 50만원을 받고 텔레그램 채팅으로 A 씨 집 주소를 넘겨준 흥신소 사장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석준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재물손괴, 감금 등 총 7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포토라인에 선 이석준은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응하지 않고 대부분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연신 "죄송합니다"만 반복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없고 평생 사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살인을 계획하고 찾아갔느냐', '경찰 신고에 보복하려고 범행했느냐', '신변보호 여성을 납치 감금해왔던 것 맞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면서도 "아니"라고 부인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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