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간 지역서 받은 사랑, 지역민에 돌려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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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심진어묵 대표

박용준(사진) 삼진어묵 대표는 부산 향토기업 삼진어묵이 지난 68년간 지역에서 받은 사랑을 다시 지역민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진어묵의 비영리재단 삼진이음은 지난해 2월 영도구 봉래동에 지역문화 플랫폼 ‘아레아식스’(AREA6)를 열었다. 아레아식스는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매장, 젊은 창업가들의 공간과 전시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아레아식스는 ‘지역을 밝히는 아티장 골목’이라는 의미다. 아티장은 아티스트와 장인을 합친 단어로, 지역에서 새로운 아이템으로 성장하는 젊은 장인들의 인큐베이터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1층에 입점한 9개 상점 ‘송월타월’ ‘부산주당’ 등 모두 그러한 지역색이 강한 지역브랜드들로 구성됐다.


지역문화 플랫폼 ‘아레아식스’ 개소
브랜드 매장·창업가 공간·전시장 갖춰
사라져가는 지역 상점 ‘지킴이’ 될 것

아레아식스의 6이라는 숫자는 공간 안 여섯 갈래로 난 길과 연결됐다. 건축 당시 본형 그대로를 남기는 데 초점을 두어, 남아 있던 낡은 집 6채와 6갈래 길의 형태를 그대로 두었다. 아레아식스를 중심으로 뻗은 6갈래 길은 삼진어묵 본점, 시장, 주택가, 주차장 등 영도 곳곳으로 이어진다.

6시 이후 상가와 사람이 드물어 캄캄했던 영도 일대는 이제 아레아식스 상점가 불로 환하다. 박 대표는 “영도의 등대처럼 아레아식스가 일대를 밝히는 등대가 돼 지역의 활기를 불러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처음 아레아식스를 구상한 계기는 영도의 쇠퇴였다. 1953년 영도에서 시작한 삼진어묵은 이후 전국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그 사이 영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조선업, 도기사업 등은 저물어 갔다. 박 대표는 “삼진어묵의 기반이 영도 본점에 있는 만큼 영도에 활력이 살아야 본점도 오래 남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지역에서 사랑을 받아 삼진어묵이 클 수 있었던 만큼 삼진어묵 하나뿐 아니라 지역 전체가 잘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지역창업을 격려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레아식스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사라져가는 지역 상점들의 ‘지킴이’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밝혔다. 재개발 광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당초 아레아식스 부지에도 고층 오피스텔이 계획됐다. 그러나 삼진이음이 아레아식스의 일부 중심 부지를 사들여 이를 막았다. 아레아식스 부지는 상업지라 용적률이 1800%였지만 박 대표는 2층 높이를 고집했다. 박 대표는 “우후죽순 고층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영도의 색깔은 한순간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적어도 중심에 놓인 아레아식스만큼은 주변 공간들과 조화를 이루길 바랐다”고 말했다. 아레아식스는 지역의 소통과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아레아식스는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우수상, ‘2021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두레나눔상, ‘2021 부산건축상’ 금상 수상으로 건축 3관왕을 달성했다.

박 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 활동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도의 아레아식스가 영도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고 나면 부산 전역으로도 확장을 준비한다. 지역민들의 사랑으로 큰 만큼 지역에 그 사랑을 돌려주겠다는 박 대표는 “아레아식스로 유입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영도에 수많은 주인공이 생겨나고 있다”며 “영도에서 시작해 부산 청년들과 창업가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삼진이음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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