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달앱 가동 ‘동백 시리즈’ 부산 민생 경제에 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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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동백 시리즈’로 불리는 동백전과 동백택시에 이어 새해에는 동백통이 등장한다. 부산 시민과 지역 소상공인을 이어 주는 공공 배달앱이다. 현재 연제구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연말까지 시스템을 보완한 뒤 다음 달 1일부터는 부산시 전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사설 배달앱이 꺼리던 전통시장에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가맹비, 중개수수료, 광고비를 받지 않으니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소비자로서도 주문한 상품의 결제를 동백전으로 하면 15%를 돌려받게 되니 그 혜택이 작지 않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다.

다음 달 1일부터 부산 전역 시행
철저한 준비로 무사 안착시켜야

동백통은 배달의민족 같은 대기업 배달앱의 독과점에 맞서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거대 배달앱의 폐해는 어제오늘 지적된 게 아니다. 요즘 웬만한 음식 하나 시키면 배달비만 3000~4000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원성이 나올 만하다. 원성은 소비자만 하는 게 아니다. 배달비의 절반 정도는 소상공인이 부담한다. 갑의 위치인 대기업 배달앱이 소상공인에게 강요하는 구조다. 그런데 배달비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미 배달비 인상을 예고한 곳이 여럿이고, 배달 노동자들도 기본 배달료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 형편이라 동백통 출범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1일 시작된 뒤 불과 3주 만에 1만 대의 택시가 가입했을 정도로 ‘히트’를 친 동백택시만큼이나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망이 전적으로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부산보다 공공 배달앱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지자체가 여럿인데 대부분 현재 모습이 초라하다. 지난달 기준 전국 공공 배달앱 21개 중 하루 이용자가 1000명 이상인 곳은 5개뿐으로, 상당수가 존폐 기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현실은 공공 배달앱의 설립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운영 방식이 안이하면 기존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

부산시로서도 아픈 선례가 있다. 지난해 발행액이 1조 3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백전이 이후 잦은 캐시백 지급 요율 변경과 중단, 관련 예산 확보 갈등, 신규 운영대행사 선정 잡음 등 미숙한 행정으로 초기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게 그렇다. 동백통은 이런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로 줄여야 할 것이다. 부산시는 2023년까지 20개 이상의 전통시장과 200개 이상의 중소기업, 5000개 이상의 음식점을 동백통 가맹점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부산의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다. 동백통의 무사 안착을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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