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조수진 ‘고성 충돌’에 신지예 영입 잡음… 분란의 윤 캠프
내년 3·9 대선이 불과 8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바람 잘 날이 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선후보 아내인 김건희 씨가 허위경력 의혹에 휩싸이며 선대위가 비상이 걸린 데 이어, 당 지도부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영입 인재가 논란이 되는 등 잡음이 계속된다.
이 “공보 관련 대응 잘 하라”
조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
신 대표 합류 비토도 불거져
20일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의 격앙된 목소리가 회의장 밖까지 새어 나왔다.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선대위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이라는 출처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에 대응을 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에 조 최고위원이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고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당신은) 그럼 누구 명령을 듣나”고 따져 물었고 조 최고위원은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것이다.
같은 날 윤 후보 직속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둘러싸고도 당 안팎에서는 파장이 거셌다. 신 대표는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진보 정치인으로 그간 2030세대 남성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이 대표와 젠더 이슈를 두고 날 선 대립을 이어왔다. 이에 윤 후보는 “새로운 영입 인사들을 통해 국민 지지기반을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 대표 영입 배경을 설명했지만 당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젠더 갈등 가볍게 바라보는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우려스럽다”며 공개적으로 비토 의사를 표현했다. 또 이 대표는 “당의 방침과 크게 어긋나지 않은 선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면서도 “(신 대표가)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