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행정에 속속 도입되는 AI 기술… ‘빅 브라더’ 전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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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에서 지난달 중순 직원이 확진자 병실 CCTV를 스쳐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는 물론 백신 접종자도 급증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방역행정에도 속속 적용돼 인력 부족에 일부 도움을 준다. 하지만 AI 기능이 접목된 안면인식 등 보다 고도화된 기술 도입까지 검토하는 곳도 있어 개개인을 감시할 수 있는 ‘빅 브라더’ 출현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 남구와 서구, 중구 세 곳에서 SK텔레콤 ‘누구 케어콜’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올 8월부터 시작된 해당 서비스는 백신 접종자에게 접종 뒤 3일, 7일, 14일 간격으로 AI가 전화를 걸어 이상반응을 체크하는 방식이다. 만약 접종자에게 발열이나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있다면, AI가 대응방법까지 답변하고 결과를 보건소에 통보한다. 보건소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누구 케어콜을 자가격리자 관리에도 활용 중이다.

‘누구 케어콜’‘클로바 케어콜’ 활용
백신 접종자·능동 감시자 추적
불법 정보 수집 이어질 우려도

앞서 부산시는 올 2월부터 IT기업인 네이버와 협력해 AI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능동감시자 관리·대응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보건소 직원이 하루에 두 번씩 전화로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만 했다. 네이버의 자동응대 AI 시스템인 ‘클로바 케어콜’을 사용하면, 능동감시자에게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씩 전화를 걸어 발열, 호흡기 이상 등을 감지할 수 있다. 보건소 담당 직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능동감시자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시와 기초단체들은 방역행정에 낮은 수준으로 AI를 활용 중이지만, 다른 지자체는 이보다 높은 단계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CTV 영상 AI 분석시스템’을 개발 중인 경기도 부천시다. 해당 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방범·교통 CCTV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 컴퓨터로 분석해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것이다. 확진자 사진만 있으면 동선을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일부에서는 방역행정과 첨단기술의 접목이 개인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불법 정보수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빅 브라더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영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적절한 AI 기술을 활용한다면 방역은 물론 소상공인 피해 측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축적된 데이터가 자칫 해킹과 같은 위험에 노출된다면 개인은 물론 국민 안전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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