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시리아 ‘소더비 부산’에 ‘검은돈’ 유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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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리아 소더비 부산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에 추진되는 ‘코리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부산(소더비 부산)’ 사업에 4000억 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 피해 자금 중 일부가 유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더비 부산은 1조 2000억 원 투자유치를 통해 자동차 전시·경매장 등의 복합 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검은돈’이 흘러간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 올 8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정치적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인사 4000억대 사기 구속
경찰, 피해금 일부 사업 유입 수사
박형준 시장 “새 랜드마크 건설”
지난 8월 MOU 체결 지원 약속
의혹 사실 확인 땐 정치적 ‘상처’
사업자 “사기 사건과 전혀 무관”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부동산 개발사 ‘루이나인프로젝트’가 지난해 9월 14일 부산도시공사로부터 약 399억 원에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기장군 시랑리 산 10-20번지 일원 트렌디스토어 2만 4193㎡(7318평)다. 여기에 지상 9층 지하 2층, 연면적 7만 2682㎡로 짓는다.

문제는 같은 해 7월 설립된 루이나인프로젝트가 이달 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다단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한 마이더스파트너스그룹 대표 서 모(42) 씨와 연관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서 씨는 2018년부터 ‘유망 기업에 투자해 매달 2%의 수익금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3년간 5000명이 받지 못한 원금이 4000억 원에 달한다. 일부 투자자는 목숨을 끊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 씨는 루이나인프로젝트 승계 법인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개발사 ‘루이나인’(해운대구 소재)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소더비 부산 사업과 연관성이 일부 드러났다. 이후 부지 소유 법인 등본 등에서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없지만 수사 당국은 서 씨의 자금이 루이나인에서 루이나인프로젝트를 거쳐 부지 매입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 씨 대신 관련 법인 대표로 등장하는 루이나인 대표이사 김 모(33) 씨도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마이더스그룹 계열사 대표도 맡은 바 있다.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자금이 묶이고 중도금이 납부되지 않을 경우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 이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사업자를 찾으면 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 이전에 소유권이 넘어갈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 있다. 추가 자금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장기 표류할 경우, 오시리아에서 ‘흉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잡음’을 고려하면 투자유치를 통해 테마파크를 건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미 서 씨의 주식과 예금 등 788억 원은 법원을 통해 추징보전된 상태다.

현재까지 소더비 부산은 매매대금 약 400억 원 중 계약금과 1·2차 중도금을 합쳐 160억 원을 냈다. 올해 9월 14일 2차 중도금(59억 8958만 1000원)은 1개월 지연 납부했지만, 계약은 유지됐다. 내년 3월 등 6개월마다 중도금(5차 만기) 59억여 원을 내고 2023년 9월 14일 잔금(59억여 원)을 치르면 소유권은 넘어간다. 이에 대해 소더비 부산 대표 김 씨는 “서 씨와 사업의 뜻이 맞지 않아 (갈라섰고)(저도)피해자로 (서 씨와)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소더비 부산 사업은 전혀 무관한 별도 법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해 8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이 사업자들과 직접 만나 업무협약을 맺고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업 주체가 경매 브랜드 ‘소더비’와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고위 관계자는 “중도금이 잘 납부돼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며 “서 씨와 김 씨의 관계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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