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부산 벗어나지 마라" 장제원 "이미 ‘백의종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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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장제원 충돌… 무슨 일 있었기에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책에서 물러난 이준석 대표가 연일 자신과 대척점에 섰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3선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을 집중적으로 때리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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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전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은 저도 모르는 얘기를 한다”며 “장 의원의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핵관’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례로 “(장 의원이)임태희 실장이 후보 사모에 대해 험담했다고 이야기했고, 주호영 조직본부장은 여기저기서 안 좋은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고 얘기한다”고 언급하면서 “블랙요원” “정치장교” “부산을 벗어나면 전 국민이 제보해야 한다” 등 적의 섞인 감정을 쏟아냈다.

이, ‘윤핵관’ 지목 공개 비판
장 “감정적 인신 공격” 불쾌감
윤석열 기습 입당 ‘앙금’ 불씨
이, 배후에 장제원 역할 의구심

이 대표가 지적한 장 의원의 발언은 지난 21일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의 공개 충돌 이후 장 의원이 양측 모두를 비판하면서 올린 SNS 글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당시 “총괄상황본부장이라는 분은 선대위에 들어오자마자 ‘사모님이 커텐 뒤에 숨어서 내조한다’고 말합니다” “조직본부는 불협화음이 밖으로까지 새어 나온다”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당사자 인터뷰 내용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장 의원이 비선 실세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의 근거로 삼기에 부족해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이달 초 ‘패싱 논란’으로 당무를 중단하고 지방 잠행에 나섰을 때에도 부산의 장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해 ‘장 의원=윤핵관’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줬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입당할 때부터 이 대표와 후보 측근들이 계속 부딪치지 않았나. 그때부터 쌓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윤 후보 측의 이 대표 패싱 논란은 올해 7월 이 대표가 전남 순천에 출장 간 사이 윤 후보가 당사를 찾아 입당 절차를 밟은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 갈등을 봉합한 지난 3일 ‘울산 회동’에서도 “순천 출장이 저에겐 아픈 기억”이라고 콕 집어 말하는 등 앙금을 씻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정치 새내기인 윤 후보의 당시 입당 결정 배경에 최측근인 장 의원의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측은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의 측근 인사는 “대표가 소속 의원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반영될 게 뭐가 있느냐”면서 “그동안 대표가 윤핵관 문제에 대한 상당한 문제 의식을 가져온 것의 연장선이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원내 인사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에 얘기하고 싶다”며 여지를 남겼다.

장 의원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감정적인 인신공격에 대해 대응하면 진흙탕 싸움밖에 안 된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 측 관계자도 “백의종군 선언 이후에는 주로 부산에 머물러 있고, 국회 일정이 있을 때면 서울로 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번 신뢰한 사람은 끝까지 챙기는 윤 후보 스타일을 감안할 때, 윤 후보가 정치권 입문 초기에 자신을 적극 도운 장 의원과 내밀한 문제에 대해 계속 교감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의원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을 당시 후보 집을 수시로 오가면서 신뢰를 쌓았고, 배우자인 김건희 씨와도 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 의원이 여전히 실세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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