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야 권총이니?' 국산 최초 똑똑한 리볼버, 스마트 권총 아시나요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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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T모티브와 함께하는 자주국방 인in人] 박수만 스마트 권총 개발 책임 연구원

박수만 SNT모티브 책임연구원. 박수만 SNT모티브 책임연구원.

'총이 반드시 셀 필요는 없다. 적정 물리력이면 충분하다.'

총기가 첨단 IT와 결합하면서 스마트한 권총이 탄생했다. '저위험 대체 총기'로 명명된 이 총은 SNT모티브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스마트 권총'이다. 스마트권총의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박수만 SNT모티브 특수사업본부 특수개발팀 책임 연구원에게 물었다. 대체 어떤 총입니까?

박 책임 연구원은 "범죄 현장에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저살상 권총"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권총 개발 이력을 들어보면 왜 '어깨에 힘을 쭉 뺀 권총'이 탄생했는지 알 수 있다.

"치안활동에서는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면서도 물리적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체 총기가 필요했습니다. 수요자의 요구를 잘 반영한 것이죠." 2016년 7월에 민군협력기술진흥원의 개발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스마트 권총 사업은 2년 만에 시제품 개발을 마친 뒤 2년간의 시험 운용 기간을 거쳐 2020년 10월 마침내 결과물이 나왔다.

"이미 SNT모티브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권총 K5가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만들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선제 권총 개발 경험이 이번에 스마트 권총을 만드는 데도 핵심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박 책임 연구원은 기술이라는 것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진화 발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초의 국산 총기 개발에 이어 최초의 국산 권총을 생산한 회사의 기술력이 큰 힘이 됐다는 박 책임 연구원은 스마트 권총은 경찰의 주력 총기인 스미스웨슨사의 리볼버 권총을 모델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K5 권총의 발사 메커니즘인 자동격발 장치를 고민했지만, 다양한 탄환을 사용하려면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 방향을 전환했다는 박 책임 연구원은 "한국 경찰이 주로 사용하는 리볼버 권총이어야만 목적별 사용이 가능하기에 실린더가 회전하는 리볼버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개발 당시 경찰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반영한 스마트 권총은 경고사격에는 공탄이나 공포탄, 위험도가 낮은 현장에서는 저 살상탄,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서는 보통탄을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리볼버 권총보다 획기적으로 가벼운 특징도 있다.


SNT모티브가 개발한 스마트 권총 '저위험 대체 총기'. SNT모티브가 개발한 스마트 권총 '저위험 대체 총기'.

"현장 경찰관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받았습니다. '권총을 차고 근무하다가 허리 디스크가 생겼다'란 말도 있었어요. 총기 휴대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게를 515g로 낮췄습니다. 기존 리볼버 권총(4인치)의 경우 864g이니 정말 가벼워진 것이죠." 박 책임 연구원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실린더를 경량 금속인 티타늄 소재로 바꾸고, 총열 덮개를 강철이 아닌 다른 소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장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해 총기 피탈 방지 끈 고리를 도입하고, 방아쇠 안전장치도 추가했다. 현재 경찰관이 사용하던 총은 피탈 방지 끈 연결 부위가 없어 권총 손잡이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박아 사용하고 있다. 방아쇠 안전장치도 현장의 요구다. 만에 하나 발생할 격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 스마트 모듈을 개발해 총기와 결합한 것이 스마트 권총을 탄생시켰다. "사격 발수, 사격 위치, 각도는 물론 시간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총 손잡이 아래 스마트 모듈이 부착돼 똑똑해진 것이다. 미국 경찰관의 경우 보디캠이 의무화돼 있어 현장의 기록을 담당하지만, 한국은 아직 그런 규정이 없어 총기 안에 첨단 IT기능이 결합한 것이다.

물론 효율성도 도모했다. 기존 리볼버 권총과 똑같은 9mm탄을 사용하도록 설계해 호환성을 극대화했다. "우리가 개발한 스마트 권총의 우수성을 중동 국가에서 먼저 알아보더라고요. 스마트권총은 이미 중동 지역으로 수출돼 현장에서 활약 중입니다." 박 책임 연구원이 뿌듯해했다.

이미 기능시험을 마무리한 스마트권총은 내년 중 운용시험에 들어가 이르면 2023년 우리 경찰관의 공식 총기로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 경찰관의 신체(손) 평균 수치를 받아 손잡이를 완성했습니다. 한국 치안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총기 사용 기록을 근거로 10m 이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값을 얻었죠." 유효 사거리가 너무 길면 오발의 위험이 있고, 너무 짧으면 피탈 위험이 존재하므로 적정 사거리는 매우 중요한 수치라는 박 책임 연구원은 뿐만 아니라 대학의 기계과, 의대와 함께 연구를 수행해 최적의 저 살상 적정 에너지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국제 무기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중남미 국가는 저 살상 권총이 왜 필요한지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나쁜 놈들 응징하는데 뭔 사정 봐주나 이런 식이었죠. 하지만 동양권 국가들은 달랐어요. 우리의 개발 취지를 공감하고 이해했습니다." 수입 대체는 물론 호환성 강화, 적정 물리력을 사용한 저 살상 개념 도입 등 SNT모티브가 개발한 대한민국 최초의 리볼버 '스마트 권총'은 이제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됐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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