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 그린 몬스터’ 기대하라… 사직야구장 환골탈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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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부산 사직야구장은 공사 차량과 관계자들로 분주했다. 1~3루와 홈 플레이트는 모두 제거됐고, 주변 잔디 역시 옮겨진 상태였다. 외야를 제외한 구장 대부분이 정비 작업 중이었다. 1·3루 뒤 홈·원정 더그아웃은 확장을 위한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국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이 2022시즌을 앞두고 대변신에 들어갔다. 1·2·3루 ‘다이아몬드’는 내야 관중석 쪽으로 당겨지고, 외야 펜스는 거대한 장벽으로 탈바꿈한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과 함께 사직구장의 변신이 내년 시즌 롯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야 펜스 4.8m서 6m로 높여
보스턴 레드삭스 구장 담장 연상
홈런 타구 비거리 130m 넘어야
내야 ‘다이아몬드’ 2.8m 이동
선수들 플레이 더 가깝게 관전
더그아웃 확장 리모델링 한창


롯데는 이달 중순 사직야구장 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주요 공사는 △홈플레이트 이동 △더그아웃 확장 △외야 담장 높이 상승 △잔디 밑 배수시설 보강으로 정리할 수 있다. 롯데는 기존 홈플레이트를 백스톱(포수 뒤편 구역)과 내야 관중석 쪽으로 2.884m 당긴다. 홈플레이트 위치가 조정되면서 1·2·3루 역시 같은 거리만큼 당겨진다.

더그아웃도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는 더그아웃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1.5m가량 앞당긴다. 기존에 다소 거리가 있었던 홈플레이트와 더그아웃 간 거리가 짧아지면서 타석에 선 선수와 감독·코치진 간의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더그아웃의 규모 역시 커져 그동안 별도의 공간에 있어야 했던 불펜 투수들이 덕아웃에 함께 앉을 수 있게 된다.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연습공간 역시 더그아웃 바로 옆으로 이동한다. 더그아웃 바로 옆에 있던 익사이팅 존은 이번 구장 정비에서 사라진다.

사직구장 대변신의 핵심은 외야 담장 높이의 변화다. 현재도 프로야구 구장 중 가장 높은 사직구장의 외야 펜스 높이는 4.8m에서 6m로 높아진다. 아파트 3층 높이의 장벽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안타와 홈런을 구분하는 노란 실선보다 더 높은 곳까지 펜스가 설치된다.

공사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의 ‘그린 몬스터(약 11m)’가 떠올랐다. ‘부산판 그린 몬스터’가 등장하는 것이다. ‘갈매기 몬스터’라고 부를 만하다. 그동안 사직구장 외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경기 장면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홈런 비거리가 130m보다 짧을 경우 대부분의 타구가 담장에 부딪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직구장 외야 담장 높이가 바뀌는 것은 롯데가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시작한 198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롯데가 사직구장의 정비를 결정한 것은 2022시즌 전력 보강과 함께 큰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큰 포물선을 그리지 않는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홈런이 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직구장은 ‘타자 친화 구장’으로 손꼽힌다. 2021시즌 경기당 1.7개 총 123개의 홈런이 나왔다. 인천 SSG랜더스필드(185개)와 창원 NC파크(168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152개)에 이어 4위다. 이번 외야 담장 높이 상향과 외야 확장은 내년 시즌 사직구장의 홈런 개수 변화에 결정적인 변수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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