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들” “나치의 괴벨스”… 갈수록 거칠어지는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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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9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상대방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난타전을 벌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각 진영을 최대한 결속하고, 상대 후보의 비호감도를 높여 중도층의 마음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를 고리 삼아 여권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게 40년∼60년 전 일도 아니고 이런 짓거리를 하고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나”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대구선대위 출범식서 맹공
“제 처의 친구들까지 통신 사찰”
민주 선대위 “윤, 민주주의 파괴자”
이재명은 네거티브 공세에 몸 낮춰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탄생한 공수처가 1960~1970년대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와 비슷한 형태의 민간인 사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의 의사를 피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누차 이야기했다”면서 “최근 나타난 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조회 문제에 대해 정부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문재인 정권 불법사찰 국민신고센터’를 열고 공수처의 무더기 통신조회를 정부의 불법사찰로 규정하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공수처와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민간 사찰 논란을 통해 정권교체의 명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이후 현 정부에 대한 긍정 여론이 증가하자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재가열시켜 반등 기회를 노리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도 윤 후보를 향해 “나치의 괴벨스” “민주주의 파괴자” 등 비판의 수위를 높이며 맞받아쳤다. 민주당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얕은 수준의 표 결집만 겨냥해 오래전에 용도 폐기된 색깔론, 독재 찬양, 차별 등의 발언을 꺼내고 있다”며 “윤 후보가 작정하고 중상모략의 네거티브 전에 주력할수록 ‘인민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는 더 큰 거짓말에 속는다’고 말한 나치의 괴벨스가 떠오른다”고 힐난했다.

민주당 황방열 선대위 대변인도 윤 후보의 ‘(민주당은)좌익 혁명이념과 북한 주사이론을 배워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살아온 집단’이라는 발언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된 윤 후보가 이제는 색깔론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며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경쟁하겠다는 후보인지, 협박을 일삼는 민주주의 파괴자가 되겠다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이 후보는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가담하기보다는 연일 몸을 낮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혹평 속 반전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에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며 “부족한 점들을 앞으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부족한 만큼 더 채워서 좀 더 많은 성과로, 또 열정으로 보답하다”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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