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큰손·100원 고사리손… 온기 더하는 ‘사랑의 온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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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에 나눔온도 76도가 표시되고 있다. ‘희망2022 나눔캠페인’을 시작한 지 한 달만인 지난달 31일 기준 기부금 79억 1054만 원이 모였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27일 오전 9시께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 모금 계좌에 익명의 성금 1억 원이 입금됐다. 1억 원은 모금회에 개인이 한 번에 기부한 금액으로 역대 네 번째 큰 금액이다. 기부의 주인공은 70대 남성 A 씨였다.

A 씨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던 제조업체를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 공동모금회와 종교단체에 각각 1억 원씩 모두 2억 원을 기부했다. 공동모금회는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은 A 씨에게 익명으로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자격을 부여해 고액기부자 예우를 갖추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A 씨는 정중히 사양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나눌 뿐 특별한 대우를 받기 위해 한 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70대 기업인 폐업 후 남은 돈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
개인 기부 금액으론 부산 4번째
100원 저금 캠페인 아동·교직원
송년회 대신 기부 등 도움 속속
희망나눔캠페인 목표액 달성 전망

나이와 기부액 규모를 막론하고 연말연시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마음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 일광비스타동원 2차 아파트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100원을 저금하는 ‘100원의 기적’ 캠페인과 성금 모금 등을 통해 최근 아동 68명과 교직원 13명 명의로 40만 440원을 기부했다. 중구 광복동 동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7개 학급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벌금' 1년치를 모아 14만 9000원을 기부했다.

송년회 대신 기부로 연말을 장식한 이들도 있다. 부산지역 중소기업 (주)정현전기물류는 2018년부터 연말 ‘착한 바자회’를 열어 모은 돈을 저소득층 아동 신학기 용품 지원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해왔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지난 연말 바자회를 열지는 않았지만, 200만 원의 성금을 예년처럼 기부했다.

어려운 시기에도 손을 뻗은 이들 덕분에 부산지역 사랑의 온도탑은 현재 나눔 온도 76도를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모금액은 코로나 이전 시기보다 줄었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2022 나눔캠페인’을 시작한 지 한 달만인 지난달 31일 기준 부산지역 기부금은 79억 1054만 원이 모였다. 목표액인 103억 100만 원 대비 76.9%에 달했다. 공동모금회는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현물 기부를 포함하면 모금이 84억 원(달성률 81.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이전 시기와 비교해 모금액은 다소 줄었다. 2020년 연말 시작한 ‘희망2021 나눔캠페인’에서는 총 106억 4000만 원이 모여 목표액 92억 4000만 원 대비 115%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가 닥치기 전 달성률이 91%에 불과했던 ‘희망2020 나눔캠페인’의 총모금액인 115억 600만 원보다 10억 원가량 적은 돈이었다.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희망나눔캠페인의 목표 모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나눔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지난달 1일 시작한 ‘희망2022 나눔캠페인’은 이달 31일 마무리된다.

코로나 직전 120억 원 수준이던 목표액도 100억 원 안팎으로 줄었다. 올해 목표액은 코로나19 이전 목표액보다 약 20억 원 낮은 103억 원이고, 전년 동기 모금액 82억 449만 원과 현 모금액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라 이번 캠페인 총모금액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모금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1월 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기업들이 있어 연간 목표액 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혜림·김동우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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