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월’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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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표류하던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 공모에 기업들이 대거 참가 의향을 표하면서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장목관광단지 사업 구상도.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새해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 등 잇따른 호재 속 공모에 18개 기업이 참가 의사를 밝히며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사업자의 사업 포기로 20년 넘게 첫 삽도 못 뜬 프로젝트가 이번엔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3일 경남도와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마감한 ‘경남 전략프로젝트(장목관광단지 등) 사업 개발사업자’ 공개 모집에 모두 18개사가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서울 소재 6곳, 경남 소재 6곳, 부산·포항·영주·포천·장성·양양 소재 각각 1곳이다.

경남도 주관 공모에 18곳 참가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도 관심
가덕신공항·남부대륙철도 호재
20년 만에 사업 착수 여부 관심

이들 가운데 국토교통부 2021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체 9위에 오른 HDC현대산업개발(주)과 25위 우미건설(주)이 눈에 띈다. 작년 전국 도급 순위 27위인 (주)부영주택도 의향서를 냈다. 부영주택은 장목관광단지 내 일부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또 최근 둔덕면 학산리에 골프장·콘도미니엄 건설을 추진 중인 (주)서전리젠시CC도 사업 참가 의사를 밝혔다. (주)로이젠 계열사인 거제 드비치골프클럽(주),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주), 포천 (주)아도니스도 관심을 나타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계열사에서 독립한 (주)웰리브도 이름을 올렸다. 웰리브는 호텔·요식사업 전문 기업으로 향후 구성될 컨소시엄 참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부산에선 삼미건설이 참가를 희망했다.

경남도는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오는 4월 28일까지 사업제안서를 받는다. 이후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꾸려 제안서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제안서 평가는 사업계획의 적정성(620점), 운영계획(80점), 대표사의 재무건전성 등 사업수행능력(300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진다. 경남도는 하반기에 최종 선정된 기업과 구체적인 조성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이를 토대로 잔여 사유지에 대한 보상 협의를 마무리하고, 늦어도 2024년 하반기에 착공한다는 구상이다. 개발 면적은 125만 ㎡, 추정 사업비는 2075억 원이다.

거제지역은 벌써 기대감에 들썩인다. 거제시 관계자는 “사업수행 역량이 충분한 기업들이 의향서를 낸 점이 고무적이고, 면면이 나쁘지 않다”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사업자를 찾아서 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목관광단지는 1995년 기본계획이 수립돼 이듬해 도가 관광단지로 지정·고시한 프로젝트다. 당시 (주)대우건설이 1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장목면 송진포리와 구영리 일대 330만㎡ 부지에 18홀 골프장, 호텔, 컨벤션센터, 테마파크 등을 갖춘 해양종합위락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를 거치며 자금난을 겪던 대우건설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지금까지 표류 중이다. 2018년 경남개발공사가 바통을 잇겠다고 나섰지만,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의 골프장 반대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그러다 최근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 주변 지역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경남도는 대우건설 소유 용지 38만여㎡ 등을 사업 시행 당시 매입한 가격에 사들여 새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도는 매입한 부지를 새 사업자에게 현 시세로 매각하고, 그 차액을 거가대로 통행료 인하 재원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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