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명감보다 시스템에 맡겨야 할 위중증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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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뒤흔든 지 새해로 3년째가 됐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또 어렵다.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일상생활을 희생한 국민의 협조와 헌신적인 의료진들의 덕택임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특히 최일선 현장에서 방역과 치료를 전담한 의료진들의 헌신은 사명감이라는 찬사로도 부족할 정도로 온 국민의 영웅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의료진의 사명감에만 기댈 수는 없다. 이미 한계에 달한 의료 역량을 고려하면 한시바삐 시스템에 의한 방역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와의 사투가 장기전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코로나 3년째, 의료진 헌신으로 버텨
의료 역량 한계, 새 체계로 대응 시급

작년 연말부터 위중증 환자 폭증으로 현장의 역량이 급격히 소진하면서 의료진의 대응력도 임계치에 봉착했다. 지난 2년간 최일선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면서 심신이 거의 탈진 상태인 데다, 이를 이기지 못한 의료진들의 대거 이직으로 남은 사람들에게 더욱 부하가 걸렸다. 살인적인 근무시간과 장시간의 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남은 의료진들은 그야말로 국민의 생명을 구한다는 일념 하나로 버틴다고 한다. 일손이 달리면서 간호사들이 손수 입관 절차까지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가히 현장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 예단하기 힘든 위중증 환자 수를 볼 때 단시일 내 상황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특히 많은 인력과 의료 장비가 동원돼야 하는 위중증 환자가 가장 문제다. 연말부터 시행한 강력한 거리 두기로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일단 감소세를 보인다. 방역 당국은 확연한 감소세 전환은 1~2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위중증 환자의 감소세로 수도권의 위중증 병상 가동률도 60%대로 다소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부산 지역은 이와 반대라고 하니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현재 위중증 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환자가 줄지 않으면 대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하니, 당국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싶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코로나임을 잊어선 안 된다.

현재 급속히 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와 여전한 위중증 환자를 감안하면 방역과 치료의 시스템화는 빠를수록 좋다. 연말부터 거리 두기 강화로 온 국민은 다시 인고의 세월을 겪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이런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새로운 시스템 마련으로 국민의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다. 국민의 희생과 의료진의 사명감을 계속 요구할 수는 없다. 위중증 병상 위기와 같은 문제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 항상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계에 달한 부산의 위중증 병상 확보도 이런 측면에서 결코 간과해선 안 될 현안이다. 코로나 3년째를 맞아 이제는 그 대응책도 더 새로운 차원으로 바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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