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위협 받는 ‘백신 패스’ 추진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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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의원들이 백신 미접종자들의 다중이용시설 이용 제한을 위한 백신 패스 제도를 추진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B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재에 맞서 참수 준비 돼 있다”
프랑스 소수 정당 아지르 의원
이메일 협박 내용 트위터 게재

중도우파 소수 정당 아지르의 아그네스 피르맹 르 보도 의원은 지난 2일 트위터에 자신이 받은 협박 이메일을 게시했다. 이메일에는 “독재에 맞선 내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당신을 참수할 준비가 돼 있다. 이를 위해 칼도 몇 자루 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피르맹 르 보도 의원은 살해 협박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 때문에 백신 패스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 의원들도 살해 협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LREM 하원의원 52명에게 전달된 메시지에는 “당신은 죽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유를 통제하면 어떻게 되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살해 협박을 받은 바바라 베소 발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이런 살해 협박은 용납할 수 없다. 처벌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벌이는 전투는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것이지 자유에 대한 공격이 아닌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LREM 의원들이 살해 협박을 받은 날, 우아즈 지역에서는 여당 의원의 차고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차고 인근 벽면에 백신 반대론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돼 이들이 방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일 의회에 출석한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의원들이 협박 메일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백신 반대자들의 이기주의를 성토했다. 앞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백신 패스 도입을 위한 표결을 앞두고 경찰이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난 주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백신 패스 법안을 제정하려 하고 있으며, 의회는 이번 주 표결을 통해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 중 프랑스는 백신 접종률이 91%로 높은 편이지만,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시민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 조치를 강요하며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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