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항 진해신항에서 시작하는 글로벌 물류허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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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이 구성진 가사 속에는 항만도시 부산의 정서가 맛깔나게 녹아 들어가 있다. 부산항은 1876년에 개항하여 145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나라 최초의 무역항이다. 1950년 흥남 철수 시 미군함정 입항, 1957년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 출항,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자성대 부두 개장, 그리고 오늘날 세계 2위 환적항만이자 세계 7위의 컨테이너항만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부산항은 대한민국 역사를 오롯이 담으며 우리 곁을 지켜왔다.

부산항은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적 변화의 요청에 다시금 직면하고 있다. 상하이,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항만은 증가하는 물동량을 처리하고 초대형 선박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대규모 컨테이너 부두를 경쟁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이들 항만은 자동화 수준도 우리 항만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항만 운영 수익이 높은 환적화물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의 추격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항만 개발은 건설에만 10년이 넘게 소요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보니 항만물동량을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항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 요건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부산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2022년부터 부산항 진해신항 1단계 개발에 착수한다. 총사업비 7조 90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 기초조사를 시작하고 2023년 착공, 2031년까지 대규모 컨테이너 부두 9선석을 확충할 계획이다.

부산항 진해신항은 수심은 깊게, 선박이 접안하는 안벽의 강도는 강하게 설계하여 초대형 선박도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Alliance)의 대규모 물동량도 하나의 터미널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터미널 공간도 크게 잡았다. 이를 통해 비용이 발생하는 환적화물의 터미널 간 이송을 사전에 방지하여 부산항의 환적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부산항 진해신항은 완전자동화·친환경 터미널로 개발된다. 특히, 친환경 무인 하역장비를 도입해 탄소저감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항만운영 효율성 제고로 이어져 2032년에는 부산항에서 연간 32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추세라면 부산항은 2032년에는 상하이항, 싱가포르항에 이어 세계 3위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항만운영 과정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이나 소음·미세먼지 등의 환경 문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건설되는 부산항 진해신항은 부산항의 환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다. 부산항은 북미노선 등 핵심 항로에 위치하여 지리적으로 우세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세계 유수 항만과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이에 더해 안개로 인한 항만폐쇄가 없는 안정적인 항만 운영으로 세계 주요 선사의 물류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진해신항이 더해진다면 스마트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물류비 절감을 통해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거점에서 글로벌 환적거점으로 성장하는 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아울러 스마트 항만 운영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진해신항 개발로 총 8만 3000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이에 따른 지역 고용도 확대될 것이다. 이는 지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900년대 외국인의 눈에 비친 부산항은 조그만 돛단배가 지나가는 초라한 형색이었다. 그러나 2032년, 부산항은 진해신항이라는 날개를 달고 글로벌 항만으로 거듭나는 눈부신 날을 맞게 되었다. 진해신항의 건설로 부산항이 세계 최고의 스마트 물류 항만으로, 부산은 동북아 최고의 해운물류 도시로 힘껏 도약할 그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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